SBS ‘긴급구조 SOS 24’에서 어제 방영된 ‘충격적인 어린이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행해지는 학대는 괴히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요즘은 하나 아니면 둘, 모두가 귀한 자식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엄마 품에서 때어놓고 일을 나가야 하는 그 마음을 헤아린다면 절대 그러질 못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랑을 먹고 자랄 영유아에게 학대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은 신문지로 만든 매로 때리고, 심지어 욕설과 함께 아이의 뺨까지 때립니다.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3세 미만의 영아반 아이들에게 매서운 손찌검을 일삼았습니다.
▶점심은 반찬도 없이 국에 밥 한 그릇이 전부입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많지만 숟가락 하나로 모든 아이에게 밥을 먹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아이들은 무조건 잠을 자야 합니다.
▶교사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억지로 잠을 청합니다.
“누워! 눈감아! 누가 일어나서 설치래. 안자면 독방으로 보내버린다.”
▶아이들 가운데 반장을 뽑아 말 안 듣는 아이를 때리게 합니다.
▶아이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발로 짓누른 채 억지로 약을 먹이는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내 아이가 어린이집을 보냈던 엄마였기에 주르르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연년생으로 다행스럽게도 시아버님 시어머님이 키워주셨습니다. 자박자박 걷기도 하고 말도 곧잘 하는 것 같아 남편과 의논하여 어린이집을 보내자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시아버님 하시는 말씀
“안돼! 그런 곳에 가서 얻어맞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어찌나 단호하신지 1년을 더 있다 4살이 되어서야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첫날, 아이 둘을 내려놓고 도망치듯 숨어서 뛰어나왔습니다. 너무 걱정이 되어 평소보다 일찍 3시쯤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나를 보자 반가워 어쩔 줄 모르고 엄마 품으로 달려듭니다. 그 당시 딸은 4살, 아들은 3살로 아들은 기저귀를 차고 있었습니다. 맨 먼저 아들의 기저귀를 열어보니 멀쩡해 있었습니다.
“제가 봤는데 아직...”
녀석들 데리고 화장실로 가니 조그마한 몸에서 오줌을 한참이나 누는 게 아닌가. 어린 게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그랬을까? 생각에 미치자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두 녀석은 다행스럽게도 어린이집 가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잘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엄마와 놀기만 하려고 해 처음엔 엄마의 사랑이 고파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린이집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들이 밤에 잠을 못 자네요.”
“그래요? 낮잠을 자서 그렇나?”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요?”
“네. 하루 1시간 점심 먹고 나면 자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 낮잠 안 재우면 안 될까요?”
“원장님과 의논해 보겠습니다.”
그 후, 우리 아이 둘은 원장님의 배려로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도 보고 특별하게 관리를 해 주셨습니다. 그 고마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여고 1학년인 딸, 중3인 아들입니다. 그때만 떠올리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엄마로서 잘해 주지 못하고 키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우리 아이를 키울 때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자식에게는 다 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학대와 폭언이 난무하는 이곳에는 보육교사 자격증도 없는 원장의 어머니가 조리실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홈페이지에는 피아노와 미술 등을 가르치고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짜여 있지만 그건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 뿐 실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어린이집이지만 학부형들이 돌아가고 나면 아이들만 남겨지자 상황은 돌변했습니다. 원장의 어머니는 아이들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상스러운 폭언을 일삼았던 것입니다. 남의 귀한 자식들을 말입니다.
“믿고 보냈는데 이럴 수는 없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믿고 보냈습니다.”
학부모들은 어린이를 학대하는 영상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하였습니다. 내 아이를 맡길 때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달라고 과일도 박스로 보내고 했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렇게 대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울먹이는 걸 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부모로서 선생님과 자주 통화도 하고, 집에서는 아이의 행동을 잘 살피고 어린이집에서 보낸 하루를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보육교사의 자격요건, 시설, 보육비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부모들도 마음놓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기에 말입니다.
아이들은 안정을 찾고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제 바르고 심성 곧은 아이로 자라주길 바랄 뿐입니다.
어린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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