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된 딸아이 옷매무새 머리 스타일에 신경 쓰기 시작하더니 어제 저녁에는 연연생인 동생과 싸워 엉엉 서럽게 우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왜 그래?”
“밖에서도 놀림 당하는데 저 자식까지 그러잖아!~”
“너 누나한테 뭐라고 했어?”
“................”
“여드름쟁이, 못난이 그러잖아~”
“괜찮아. 사춘기 때에는 여드름 다 나는 거야. 엄마도 그랬어.”
“엄마 아빠는 쌍꺼풀이 다 있는데 난 없고, 코도 다 높으면서 난 왜 낮은 거야?”
생김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늘 외모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아이가 친근감이 가고, 메이커 옷으로 치장하는 것 보다 속옷을 잘 입고 다녀야 한다고 말을 해 주고 있는데 세상엔 밖으로 비춰지고 눈에 보이는 게 최고인양 되어버렸으니 부모를 원망하며 우는 소리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대학 들어가면 코도 세워주고 쌍꺼풀 수술도 해 줄 테니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중학생은 녀석의 마음에는 여드름으로 가득한 얼굴이 불만인가 봅니다.
남자친구에 대한 관심도 많을 나이라며, 이 엄마에게 학교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꼭 보고픈 영화가 있는데 같이 볼 사람이 없을 때
♥어쩌다 얻은 예쁜 편지지, 그러나 편지 보낼 사람이 없다!
♥친구들이 자기 이성 친구를 자랑할 때, 난 아무 말 못하고 구석에 처박혀 있다.
♥ 휴일마다 집에서 벽만 긁고 있을 때
♥ 여자 친구랑 찍는 포토, 이젠 질렸어.
♥나도 겨울엔 옆구리에 땀띠 나고 싶다.
♥우연히 알게 된 인터넷 궁합 사이트, 거기서 나는 연예인이랑 궁합보고 있을 때.
♥친구들 핸드폰에 ‘사랑해’라고 문자 올 때, 내 핸드폰은 ‘수신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뿐일 때.
♥좋은 핸드폰 문자 이모티콘 알게 됐는데도 보낼 사람이 없을 때.
♥생일날 누구는 장미꽃 다발 택배로 받는데, 난 친구가 사 준 과자 한 봉지가 전부일 때
♥매달 있는 DAY마다 돈은 있는데, 내 선물을 받아줄 사람이 없을 때
♥머리 스타일 바꿨는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때.
♥친구들이 100일, 200일, …, 500일이라면서 돈 뜯어갈 때.
♥가게마다 진열되어 있는 커플 시계를 볼 때
‘엄마는~ 엄마 딸이니 예뻐 보이는 거지.’
나이 들어 봐라, 이 엄마 맘 이해 할 테니.....
내 눈엔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나이입니다. 하지만, 자기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 젊음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짝 남자친구라는 말을 거내니 펄쩍 뛰는 딸아이...
항상 웃고, 밝은 표정 짓기만 해도 예뻐 보인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럼 백마 탄 왕자를 만날 것이라고....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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