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련한 추억속으로

서민의 애환 담긴 포장마차

by 홈쿡쌤 2007. 10. 31.
728x90
반응형

서민의 애환 담긴 포장마차






    오늘 하루도 참 고단하였습니다.
    오늘 하루도 참 행복하였습니다.
    힘겨운 노동 끝에 기울이는 술한잔의 의미
    시달린 호통 끝에 풀어보는 얼큰함의 의미
    풀어 버리고 날려 버릴 수 있는 곳이 포장마차가 아닐지.
    분위기 좋은 술집 어여쁜 아가씨가 따라주는 양주보다
    마음통하는 사람과 오순도순 나누며 오가는 소주의 맛이
    더 달콤하고 맛깔 스러운 곳이 포장마차가 아닐지.
    어느 날인가 하나 둘씩 사라졌던 포장마차가 늘어 갑니다.
    어두운 밤 보석처럼 빛나는 샹들리에의 불빛보다 30촉짜리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그런 적당한 그림자를 간직한 곳,
    마주보며 긴 손 뻗어 와인잔을 부딪혀가며 멀리 있는
    그 사람의 향기를 느끼려고 애써야 하는 곳보다
    이마가 서로 닿을 자리에서 소주잔을 건배하며 가까이서
    그 사람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곳,
    옆 테이블에서의 재미나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곳보다
    홀로 독주를 마시는 옆 자리 사람에게 슬그머니 술을 권할수 있는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지닌 사람냄새 나는 곳,
    늘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이 있는 곳 보다 바닷가면 파도소리,
    바람불면 바람소리, 비가오면 빗소리, 타닥타닥 안주 볶아지는 소리가 있는
    꾸며짐이 아닌 자연의 소리를 함께 하는 그런 곳,
    주황색 천막사이로 비춰나오는 검은 그림자
    한잔 두잔 마음속에 있는 설움을 털어 놓고 있었습니다.
    몽골몽골 겨울바람타고 흘러가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어묵국물에서 나오는
    수증기의 하늘거림은 얼었던 마음까지 녹일 것 같습니다.
    앞 뒤로 노릇노릇 뒤적이며 구워 낸 호떡
    서민들의 가슴속 놀일 것 같은 보름달을 닮았습니다.
    주전자에서 흘러 나오는 밀가루 속에 팥을 넣고
    빙글빙글 돌려가며 구워 낸 붕어빵
    어릴적 5일마다 서는 장날이면 엄마따라 갔던 풀빵같아
    아련한 추억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귀가길,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포장마차에 들러 녀석들이 좋아하는
    호떡과 붕어빵을 샀습니다.

    가족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따끈따끈한 봉투를 가슴에 안고 들어서니 시간이 늦어도
    자지 않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을 보니 아하 술에 취한 남편들이
    이런 마음에서 사 들고 들어가는 가 봅니다.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만 보아도 배가 부른....

    긴 겨울밤 서민들의 애환을 풀어주는 포장마차는
    겨울철이 제격인건만은 확실한 거죠?

    겨울이야기 막을 내립니다.
    아련한 추억속에 빠져들어 좋았는데
    혹여 지루하지는 않았는지....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