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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도둑질 안 하는 사람도 있나?

by 홈쿡쌤 2008.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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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돌과 작은 돌

두 여인이 노인 앞에 가르침을 받으러 왔다. 한 여인은 자신이 젊었을 때 남편을 바꾼 일에 대해 괴로워하면서 스스로를 용서 받을 수 없는 큰 죄인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또 한 여인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도덕적으로 큰 죄를 짓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었다.

노인은 앞의 여인에게는 큰 돌 열 개를 뒤의 여인에게는 작은 돌 여러 개를 가져오라고 했다. 두 여인이 돌을 가져오자 노인은 들고 왔던 돌을 다시 제자리에 두고 오라고 했다.

큰 돌을 들고 왔던 여인은 쉽게 제자리에 갖다 놓았지만 여러 개의 작은 돌을 주워온 여인은 원래의 자리를 일일이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그러자 노인은  

"죄라는 것도 마찬가지니라. 크고 무거운 돌은 어디에서 가져 왔는지 기억할 수 있어 제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으나, 많은 작은 돌들은 원래의 자리를 잊었으므로 다시 가져다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큰 돌을 가져온 너는 한때 네가 지은 죄를 기억하고 양심의 가책에 겸허하게 견디어 왔다. 그러나 작은 돌을 가져온 너는 비록 하찮은 것 같아도 네가 지은 작은 죄들을 모두 잊고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는 뉘우침도 없이 죄의 나날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졌다. 너는 다른 사람의 죄는 이것저것 말하면서 자기가 죄에 더욱 깊이 빠져 있는 것은 모르고 있다. 인생은 바로 이런 것이다."

 
도둑질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한 낮에는 꼭 여름 날씨처럼 더위마저 느끼게 됩니다. 며칠 전, 남편의 고추친구들의 모임이 있어 따라갔다 왔습니다. 모임을 정한 곳이 대학가 고깃집이었고, 술잔을 기울이며 두어 달 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입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런데 향긋한 쑥국과 함께 나온 공기밥그릇이 참 신기했습니다. 꼭 미니 양은 냄비처럼 손잡이를 한쪽으로 모은 것으로 밥도 둘이 나눠먹어도 남을 양이었습니다.
“우와~ 무슨 밥을 이렇게 많이 줘?”
“한참 많이 먹는 대학생들이 오는 곳이라 그런가 봐~”

“이 밥그릇 라면 끓여 먹을 때 들어 먹음 알맞겠다. 그치?”
여자들 끼리 모여앉아 나누었던 대화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가 나를 보고는
“00이 엄마~ 자~ 이거!”
“엥? 이걸 왜 가져왔어요?”
“괜찮아. 두 개 없어졌다고 탈날까? 그리고 아는 사람이라 괜찮아요.”
“.................."
머뭇거리고 있자 옆에 있던 사람이

“안 하려면 나 줘요!”
“알았어요. 가져가세요.”
"왜? 도둑질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음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린 옛날에 도둑질 참 많이도 했지"

  고등학교부터 시골에서 도시로 유학을 와 자취생활을 하면서 다방에 가면 설탕 호주머니에 부어 오고, 식당가면 숟가락. 젓가락, 고추 가루, 간장 등 물건이 될 만하면 슬쩍 넣어 가지고 오셨다고 하십니다.

여자들은 분위기 있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한참을 놀다가 음악 신청하라고 둔 예쁜 메모지, 설탕, 프림 담아 놓은 예쁜 유리그릇, 커피 녹이는 예쁜 스푼이 나오면 슬쩍 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던 기억 생생하답니다.

그때에는 모든 것이 모자라기도 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죄를 짓는 일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자라 온 세대인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도둑질이 진짜 도둑질이 되어 경찰서에 끌려가야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행동이기에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 들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면서 늘 바르게만 살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끔 선의의 하얀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손에 가진 휴지 땅에 떨어뜨리면 줍지도 않고 그냥 두고,
피우고 난 담배꽁초 하수구나 땅바닥에 발로 비벼 버리고,
저 멀리 돌아가기 싫어 무단횡단은 하고,
길거리에 주운 돈 내 호주머니에 넣고,
식당에 벗어 놓은 새 신발 사이즈만 맞으면 신고 가고,
접어놓고 두고 들어 간 우산, 먼저 나간 사람이 들고 가 버리고,
보이지 않는 죄 나도 모르게 지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가 아닌지...

큰 죄 눈에 보이는 것만이 죄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작은 죄 모이고 모이면 큰 돌덩이 되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뉘우침도 없이 죄의 나날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죄는 이것저것 말하면서 자기가 죄에 더욱 깊이 빠져 있는 것은 모르고 있기에 한번쯤 뒤돌아보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해 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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