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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설날, 사라져가고 변해가는 것들...

by 홈쿡쌤 2016.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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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사라져가고 변해가는 것들...







섣달그믐날이면 거미줄을 걷어내며 청소를 하시던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나의 어릴 때를 회상해 봅니다.


참 많이도 변한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도 가족이 모여 함께 새해를 맞이하고, 조상을 생각하는 우리 고유의 명절의 풍속은 그래도 유지되는 것 같아 마음 흐뭇합니다.


하지만, 설날이 다가오면 설레었던 그 마음은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요? 

명절에 대한 의미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과 변해가는 것을 한 번 생각 해 봅니다.




첫째, 먹을거리의 변화


먹을거리조차 변변치 않았던 그 시절, 눈깔사탕, 고구마 등이 유일한 간식이었고, 명절 때가 되어야 지글지글 기름 냄새 풍기며 전을 붙어 내었고, 육 고기, 과일들을 제사상에 올리고 난 후 배불리 먹을 수 있기에 한없이 기다렸던 어린 마음. 지금은 내 입맛에 맞는 것 골라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니 말입니다.





둘째, 사라진 설빔



때때옷, 검정고무신 5일장에 가셨던 아버지, '우리 막내 꺼' 하시며 내 손에 쥐어주면 내일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며 품에 꼭 안고 잠자리에 들곤 했었던 그 시절. 어제는 딸아이에게 옷 하나를 사주며 ‘설빔이야’라고 했더니, “설빔은 무슨~”라고 하는 게 아닌가. 허긴, 언제나 가게에 가기만 하면 늘린 게 좋은 옷들인데 무슨 설빔이 필요하겠는가. 설빔보다 소풍가는 날, 여행 가는 날 옷 하나 사 주는 걸 더 좋아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셋째, 목욕 문화



목욕탕 시설 되어있지 않은 시골에서 섣달 그믐날이면 가마솥에 물을 끓여 차가운 공기 맨몸으로 맞으며 앉아있으면 거친 어머니의 손길 닿아 깔끔하게 씻어 주시곤 했었습니다. 요즘에야 집집마다 샤워시설이 잘 되어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씻을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언젠가 시어머님을 모시고 목욕탕에 갔더니 머리를 닦아주는 저를 보고 아주머니 한 분이

“친정 엄마여?”
“아뇨. 시어머님입니다. 엄마는 벌써 하늘나라 가시고 안 계십니다.”

“아이쿠! 씻겨서 감겨서 잘하네.”

“난 엄마 모시고 한번 도 목욕탕 못 와 봤는데.”
“...........”

그러고 보니 정말 나도 엄마랑은 목욕탕 같이 한번 가보질 못하고 떠나보냈습니다. 뭐가 그렇게 바쁘셨는지....괜히 그 말씀을 듣고 보니 미안한 마음 가득하였습니다.







다섯째, 세뱃돈


용돈이란 걸 모르고 살았지만, 새벽같이 일어나 떡국 끓여 머리에 이고 다니며 온 동네를 돌고 돌아오면 손이 꽁꽁 얼었고, 그래도 방앗간을 하시며 돈을 만지시는 큰엄마가 세뱃돈 주시는 10원짜리 한 장에 입이 귀에 걸렸던 나의 어린 시절. 지금은 초등학생에게도 만 원 짜리 한 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 자라면서 설날엔 용돈을 받으려 가야한다는 녀석들의 얄팍한 마음도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밖에만 나가도 먹을 것 지천으로 깔려있고, 멋진 마네킹이 폼을 잡고 서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발길 머물게 하고 있어 우리가 자랐던 정서와 너무도 많이 변한 아쉬울 것 없는 풍족한 생활이요, 삶인 것 같습니다.


그 추억, 그 그리움은 지금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오늘은 시댁에 가서 우리 아이들과 흙을 밟으며, 지혜로웠던 우리 조상님들의 정서와, 어릴 적 없이 살아 왔어도 온정 가득하였던 그 시절의 이야기보따리를 온 가족이 모여 나눠 보는 그런 섣달 그믐날 되었음 합니다.



“엄마! 검정고무신에서 봤던 이야기랑 똑 같아요.”


할머니, 삼촌들에게서 듣는 아빠가 자라온 이야기 속으로 추억여행을 시켜주고 싶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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