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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을소풍, 김밥 대신 스파게티를?

by 홈쿡쌤 2007.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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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풍, 김밥 대신 스파게티를?

울긋불긋 나무들도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 둘 거둬들이는 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
금요일 날,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마지막 가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바삐 움직이다 보니 아들 소풍가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요란하게 핸드폰이 울어댑니다.
"엄마! 내일 소풍가는 것 알지?"
"어.....응..."
"시장은 내가 알아서 볼게"
"알아서? 어떻게?"
"친구랑 학원 마치고 마트 같이 가기로 했어요."
"그래? 그래도 김밥 재료는 사야지!"
"엄마는..언제 김밥 싸 갔어요?"
"아~ 김치볶음밥 싸 갔지?"
"참나, 기억이 없어요?"
"글쎄.."
"스파게티 싸 갔잖아요."
"그렇지 참~"

"그러니 알아서 시장 볼 테니 엄마는 걱정 마세요"

녀석, 엄마 힘들고 바쁘다고 많이도 생각 해 주는 건가?


손이 많이 잡히는 김밥도 싫다,
그다지 쉬운 김치볶음밥도 싫다,
소풍을 가면서 스파게티라??
퇴근을 해 집으로 들어서니 뭘 하는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양손가득 들고 들어왔습니다.
과자, 음료수 등을 사 가지고서 ...
"00아! 스파게티 다 식고 퍼져서 맛도 없는 것 아니야?"
'미지근해요. 그리고 맛있어요!"
그러면서 아들도시락에 담긴 스파게티가 인기 짱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도나도 젓가락이 오가는 바람에 정작 아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친구들 김밥만 주워 먹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아들이 나가는 시간에 맞춰 스파게티를 전자렌지에 따끈하게 돌려 호일에 싸서 넣어 주었습니다.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아들과 나의 세대 차이는 입맛에서도 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우리가 어릴 때에는 소풍가는 날이면 잠 못 드는 날이었습니다.

열두 번도 더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가 오지나 않나 내다보곤 했던 추억 여러분은 없으십니까?

엄마가 싸 주신 김밥 속에는 겨우 단무지와 어묵, 부추 등 서너 가지 들어갔어도 왜 그렇게 맛나던 지요. 썰지도 않는 긴 김밥을 통째로 들고 크게 한입 베어 먹으며 뛰어 놀곤 했었습니다.  가난했던 그 시절, 소풍 때에는 사이다 한 병에 삶은 계란 하나면 진수성찬이었던 시절을 살아 온 된장 뚝배기 세대와 어디든 나서기만 하면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스파게티 세대와 어찌 비교 할 수 있겠는지요.

어려움 없이 가지고 싶은 것 다 손에 넣을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다 입에 넣을 수 있는 세대이니 이해는 되었지만, 소풍 날 스파게티를 싸 달라는 아들 녀석이 우리와 많이 다른 특이한 식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싸주면서도 과연 맛있을까? 하고 의문이 가는.......

두부 송송 썰고 매운 고추 넣은 된장 뽀글뽀글 지져서 먹는 그 맛을 녀석들이 자라면 느낄 수 있을까?

정말 된장찌개 보다 스파게티가 더 맛이 있나요?

우리 아들에게 물으니 둘 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여러분의 입맛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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