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오. 바보 노무현을 떠나보내며...
하늘에 구멍이나 난 듯 쏟아 붓던 장마 비도 아침엔 비켜가고 날씨는 무더운 여름날입니다. 점심을 먹고 조금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여보! 오늘 49재 올리는데 한 번 와 볼래?”
“어디서?”
“응. 가까운 곳이야. 작은 암자에서 2시부터 시작 해.”
“차도 없이 내가 어떻게 가?”
“데리려 갈게. 준비하고 기다려.”
잠시 외출을 알리고 남편을 따라 도착하니 벌써 추모 행사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참 세월 빠릅니다. 온 국민이 떠들썩하게 고 노무현대통령님의 서거소식으로 침울했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49재라니 말입니다. 조용하게 치러지는 행사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님을 보내 드리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당산을 가슴에 묻고
대한민국이 몸져누웠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발적 조문행렬, 조문항쟁, 조문민란의
저 속수무책의 현장으로
보고 듣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두렵고 아리고도 슬픈 절규...
당신을 떠나심을 두고
‘포괄적 살인’이라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마지막 말을 소중하게 기억합니다.
“원망하지 마라”
- 진주, 사천, 산청. 하동 시인들의 추모 시 묶음 중에서 -
▶ 혼을 담아내며 추는 ‘추모 춤’
이렇게 모든 이가 기원하는 걸 보면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내세에는 아주 좋은 세상으로 갈 것으로 믿습니다. 한줌의 재로 사라진 님이었지만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제 이 땅에서 당한 모든 서러운 일, 안타까운 일 모두 풀어버리시고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극락왕생을 누리시길 빌어 봅니다.
'노을이의 작은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인정에서 왕따 당하는 시어머님 (114) | 2009.07.15 |
---|---|
미련없이 비워버리는 연잎의 지혜 (26) | 2009.07.13 |
바른자세와 운동을 통한 요통예방 (18) | 2009.07.09 |
중학생이 앨범 사진 찍는데 사복을? (24) | 2009.07.08 |
마음을 녹여 주는 꽃 , 자귀나무 (37) | 2009.07.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