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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크린 속으로

〔YES24블로그축제〕칸 효과? 별점과 관객수가 다른 '하녀'

by 홈쿡쌤 201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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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효과? 별점과 관객수가 다른 '하녀'



며칠 전,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녀석들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보고, 혼자서 ‘하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배우 전도연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소리에 끌려 보게 되었지만, 난해한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난감하였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원작이 제작되던 당시, 1960년대 대한민국의 하녀는 입 하나를 들기 위한 생계수단이었습니다. 넓은 정원과 피아노가 있는 이층집, 행복이 가득한 단란한 가족을 보며 쪽방에서 생활하며 집안일을 돕는 하녀는 이들의 ‘행복의 질’을 완성하는 필요조건이었습니다. 부를 최상의 가치로 여기던 그 시절 우리에게 노력하면 가질 수 있는 실제의 ‘부’가 따라왔습니다. 입혀주고 재워주고 먹여주는 생활을 하며 아끼고 모으다 보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지천명의 나이로 아주 절친한 친구가 형편이 너무 어려워 남의집살이를 했습니다. 그녀를 보고 ‘개천에서 용 낫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교사가 되어 아들 딸 낳고 잘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2010년 대한민국에 ‘하녀’는 사라졌습니다. 가사도우미가 일을 돕고 있지만, 더는 예전 ‘하녀’라 부르던 시절에 보았던 주종의 관계는 사라지고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임상수 감독은 이렇게 이미 사라진 이름 ‘하녀’를 존재하는 것처럼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최상의 부를 재현하기 위해 재벌의 실체는 제작비 31억 원이라는 투여하고 화면에 그대로 나타나게 합니다. 눈이 휘둥글 해질 만큼의 어머 어마한 저택으로 유럽의 대저택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장식한 음식과 클래식 음악, 가족의 절제된 자세는 오늘날에도 하녀가 기거할 수 있다는 완벽한 판타지를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은이(전도연)는 비록 식당보조였지만, 유아교육과를 다닌 전적으로 이 대저택의 하녀 채용에 합격한 여자입니다. 쌍둥이를 임신한 안주인 해라(서우)의 팬티까지 빨아주면서 수발을 들고, 요즘 보기 드문 예의 바른 해라의 딸을 보살피고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하녀의 업무입니다. 그리고 은이는 먼저 이 집에 들어와 세월을 보낸 나이 든 하녀 병식(윤여정)의 보조일 뿐입니다. 부유층이 남긴 음식으로 만찬을 즐기지만, 하녀의 존재로 이 집의 서열은 정확히 집주인 남자와 안주인, 나이 든 하녀 병식, 신참 하녀 은이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 훈이가 은이와 눈이 맞으면서 이들의 질서에도 혼란이 찾아오고 맙니다.




 

  스포일러로 보고 싶지 않으시면 패스^^

 


온 가족이 보는, 특히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자살을 하고 마는 마지막 장면....

‘뭐가 이렇게 끝나?’ 혼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임상수 감독이 <하녀>를 통해 주려는 내용은 밑바닥까지 파헤쳐진 가진 자들의 본성뿐이었습니다.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 영화에서는 한 번도 ‘하녀’라고 불리지 않았지만, 결국 권력과 부에 찍소리 내지 못하는 하녀라는 존재가 어쩌면, 커다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의 밑바닥에 속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우리들의 진짜 호칭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관을 찾을 때는 줄거리를 보지 않고 찾는 편입니다. 영화가 주는 의미를 느끼고 나름대로 찾아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하녀’는 감독이 전하고픈 의미를 알고 가지 않으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인 것 같아 그저 아쉬움만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영화와는 달리 별점이 낮게 나오는데 칸 효과 때문인지 입소문으로 관객 수는 또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하니 ...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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