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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생애 처음 밟아 본 지리산 천왕봉

by 홈쿡쌤 201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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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밟아 본 지리산 천왕봉


부부동반 모임으로는 유일한 ‘자웅회’라는 남편의 고추 친구들과 1박 2일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주말이면 가까운 곳 뒷산에 오르는 수준인데 장장 7시간을 걸으며 천왕봉까지 완주하고 돌아왔습니다. 대원사, 노고단, 계곡 등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다녔지만, 정상까지 올라간 건 처음이었습니다.

“우와! 우리 마누라 출세했네. 지리산 정상까지 다 와 보고.”

“그러게.”


*행선지 : 지리산

*언  제 : 2010.07.04 (일)

*날  씨 : 오전은 흐리고 오후엔 비.

*누  구 : 지인 13명.

*소요시간 : 약 7시간

*코  스 : 자연학습원 ~ 법계사 ~ 천왕봉 ~ 장터목 ~ 중산리 ~ 자연학습원


늘 그렇지만 내 사전엔 '포기'란 없기에 느리지만 정상까지 가는데 남편은 뒤에서 밀어주기도 합니다. 산행을 자주 하지 않지만 산악회에서 가는 건 절대 따라가지 않습니다. 느린 탓도 있지만, 시간 맞추기 위해 일행과 떨어지면 안 되는 촉박함 때문입니다. 동행한 사람과 조금 떨어져 쉬엄쉬엄 걸었습니다. 여기저기 피어 있는 들꽃들을 바라보면서, 불어오는 바람 피부로 느껴가면서,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소리 계곡의 물소리 귀로 마음으로 담으며 거북이걸음으로 끝까지 따라 올랐습니다.


파릇파릇 싱그럽게 돋은 새싹이 빗방울을 머금은 모습과 연두빛으로 물든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로 비춰주었습니다.









법계사
입구


지난 6.25 당시 빨치산이 그들의 본부로 사용했었다는 법계사의 아픈 기억의 흔적을 보면서 양민들의 희생, 동족 간의 비극적인 참상에 잠시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두 손 모아 봅니다.







▶ 산죽꽃
60~100년 에 한 번 피고 죽는다는 대나무꽃을 보고 왔습니다. 뿌리 번식을 하는 대나무는 영양이 부족해지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고, 이때 대나무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여 꽃을 피워 씨를 바람에 다른 지역에 날림으로써 다음 세대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고향까지 보인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즐깁니다.



▶ 운무에 쌓인 모습







제석봉 고사목

살아 백 년 죽어 천 년이라고 무상의 세월을 말하는 이 고사목 군락지에 얽힌 내력은 50년 전에는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의 청년 같은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토벌 꾼들이 토벌의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러 그 불이 제석봉을 태워 지금처럼 나무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탐욕에 눈먼 인간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자연파괴 행위가 이처럼 현재까지 부끄러운 자취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장터목

장터목이란 명칭은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팔던 곳’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장터목대피소는 1971년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지리산 산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1986년 80명, 1997년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되었으며 현재 자연자원의 보호와 탐방객의 편의 및 안전을 제공하기 위하여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칼바위
잠시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중산리에서 1.2km 탐방로를 오르면, 바위가 칼처럼 서 있는 곳이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등극한 후 자신을 노리는 사람이 지리산 중턱의 큰 바위 아래서 은거하면서 공부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 한 장수에게 그자를 찾아서 목을 베어오라 명하였습니다. 장수는 지리산 곳곳을 헤매다가 칼바위에서 장터목 방향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 이르러 큰 바위 밑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장수는 태조 이성계를 노리는 자가 그 자임을 알고 칼로 내리치니 큰 바위는 갈라져 홈바위가 되었고, 칼날이 부러지면서 이곳까지 날아와 꽂인 후 하늘을 향한 듯한 형상의 바위로 변하여 이를 칼바위라 하였다고 합니다.




▶ 내려오는 길목에 소원을 비는 돌탑
우리도 하나 둘 쌓아 올라 소원을 빌고 왔습니다.



▶ 폭포소리가 시원하기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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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입니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불혹의 나이에 처음 밟아 본 천왕봉이었습니다. 지인 중에 처음인 사람이 세 사람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중에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꼭 밟아보라고 말을 합니다. 이제 차근차근 기력을 키워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건강도 지키고 마음의 여유도 부리며 살아야 할 나이이기에 말입니다. 또한, 산행을 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걷다보면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마 자연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렇게 힘들이며 산을 왜 오르십니까?"
"일을 하라고 하면 안 하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왜 하는 지 물어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산이 있기에 그저 오를뿐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목표를 정해 놓고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
"힘겨움 극복하고 나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 또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 때문입니다."


비록 다리는 아프지만, 자연의 품에 안겨 시름 떨쳐버리고 돌아오니 천하를 얻은 기분입니다. 해 냈다는 자신감마저 들었습니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행복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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