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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버스기사의 불친절을 보고 신고를 한 사연

by 홈쿡쌤 2010.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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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의 불친절을 보고 신고를 한 사연



일찍 퇴근하여 집안으로 들어서면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남편은 저녁 모임이 있어 늦는다고 전화가 왔고,
여고생이 된 딸아이는 12시를 넘겨서야 들어오고,
아들 녀석은 학원을 다녀오면 저녁 9시가 되어야 만날 수 있습니다.

저녁상을 차려놓고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으니 현관문이 열리면서
"다녀왔습니다."
"그래. 아들, 얼른 손 씻고 밥 먹어."
"네."
식탁 앞에 앉아 아들이 밥숟가락을 들고 먹는 걸 봐도 행복한 고슴도치 엄마가 됩니다.
"골고루 먹어."
"엄마! 나 오늘 기분 나빠 죽는 줄 알았어."
"왜?"
"버스 타고 오는데 운전사 아저씨와 할머니랑 막 싸웠어."
자세히 이야기를 들으니 참 황당했습니다.
"운전수 아저씨, 나이가 많이 들어 보였어?"
"아빠보다 좀 들어 보였어."
오십 후반이나 되었나 봅니다.
"성질 진짜 더러워."
아들은 중3입니다. 3년 내내 비슷한 시간에 같은 버스를 타다 보니 자주 만나는 기사분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흔들리는 버스를 타고 내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정차하면 내리려고 앉았다 일어서는데 차는 벌써 두 코스 출발을 해 두 코스나 지나쳐 버렸다고 합니다. 화가 난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자 대뜸 욕까지 하면서 언성을 높이더라는 것입니다.

또, 며칠 전에는 할머니 한 분을 똑같은 상황으로 한 정거장을 지나쳐 차를 세워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본 아들은 집으로 돌아와 시청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교통불편신고를 했던 것입니다.




▶ 아들이 올린 글을 캡쳐 했습니다.



요즘은 모두 실명제라 집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 주민등록 번호까지 등록해야 글쓰기가 되는데도 아들은 화를 삼키지 못하고 용기를 냈던 것입니다.
"자동차 번호판이나 무슨 교통인지 외워와야지. 그래야 확실하잖아."
"그건 못 봤어. 색깔만 보고."
"요즘도 그런 불친절한 사람이 있다니 놀랍네. 그런데 어떻게 글 올릴 생각을 다 했어?"
"엄마!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어."
".................."
"잘못 내려 걸어가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날씨도 푹푹 찌는데 말이야."
그냥 쉽게 넘기지 않고 남의 억울함조차 지나치지 않고 호소할 줄 아는 아들이 얼마나 대견하던지.
"잘 했어 우리 아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걸 보면 자질이 없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아들 말처럼 친절교육을 받아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도 늙어 갈 것이며,
나 또한 늙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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