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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남이 쓴 글로 뉴스까지 발행하는 황당한 사연

by 홈쿡쌤 201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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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쓴 글로 뉴스까지 발행하는 황당한 사연



저의 일상은 늘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33살 늦은 결혼을 했기에 바로 딸아이와 아들을 연년생으로 낳았습니다. 직장생활을 아이를 키운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시달리다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지만 방긋방긋 나를 위해 웃어주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기운을 내곤 했습니다.

이렇게 직장과 육아에 매달리다 보니 33살까지 누렸던 나를 위한 시간과 자기 개발이란 말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 방법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잠을 줄이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일어나는 시간은 새벽 5시 이전에는 눈을 뜨는 아침형 인간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하루 2시간은 황금이었습니다. 책을 읽기도 하였고,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도 혼자 공부하여 따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2000년 우연하게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고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Daum 칼럼을 열고 칼럼이 블로그로 바뀐 지금까지 잘 쓴 걸작은 아니지만 미사여구 넣어 꾸미지 않고 진솔한 소소한 일상이야기라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일기처럼 하루 한 개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불행과 행복이 함께 살고 있다고 합니다. 불행보다 행복만 꺼내고 싶은 건 비록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것입니다.   
'일상에서 찾는 작은 행복'
'내 발밑에 떨어진 행복 줍기'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겠습니까. 하지만, 잠들기 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한두 개쯤은 글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소재가 있을 것입니다. 그걸 풀어놓고 함께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토닥토닥 모두가 잠든 사이에 자판기를 두드리고 앉아 있습니다. '백 명이 읽는 글보다 한 명이 읽어도 감명받는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정성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은 투자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정말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컴퓨터 시작 페이지를 열자 메인화면에 '일주일반찬 한시간에?' 눈에 익은 사진 한 장이 들어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메인 화면에 걸리기를 원합니다. 그만큼 인정받은 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 이게 뭐야? 내가 올렸던 요리잖아?'
클릭을 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땀을 흘리며 요리를 하면서 과정을 담기 위해 혼자 못할 때 아이들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사정을 하고 완성한 제 글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복사했는지 모르지만 사진마다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가 박혀 있는데도 자신이 쓴 글처럼 뉴스까지 발행했던 것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제가 뉴스로 내 보냈을 때에는 베스트도 오르지 않은 요리였는데 복사하여 올린 글은 메인화면까지 떠 있었으니 나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난감하였습니다.


                               ▶ 제가 쓴 원글은 베스트도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음을 가다듬고 복사하여 올린 블로그에 들어가 '이 글은 제가 쓴 글인데 어떻게 된 거죠? 삭제해 주세요.' 하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러자 얼마 후 블로그에 글은 사라졌지만 메인 화면에는 한참을 떠 있었습니다. 노력해 왔던 마음이 한순간에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저작권침해로 죄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하긴, 메인 화면에 걸리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갈 뻔한 일이었습니다.

폭염으로 열대야까지 있는 요즘 잠 못 드는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모든 세상일이 다 그렇듯 나를 속이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이 노력하고 투자한 여러 시간과 정성을 빼앗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글감을 줘서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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