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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중증 장애우 대학 가기도 힘들다.

by 홈쿡쌤 200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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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공익광고협의회>


중증 장애우 대학 가기도 힘들다.

  수능을 마친 요즘, 점수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아 생명까지 쉽게 버리는 수험생이 있고,  정시모집이 연장되면서 까지 수능등급이 바뀌는 등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어제는 가까이 지내는 친구를 만났다. 늘 속으로 간직하며 사는 응어리가 있기에 전화로는 할 수 없는 것 같아 분위기 있는 곳에서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녀에게는 장애1급을 가진 아들 하나가 있다. 결혼한 지 5년 만에 얻은 아들이라 기쁨은 누구보다도 컸었다. 눈망울이 또랑또랑하여 웃기도 잘 하고, 공부도 곧잘 했으니까. 귀할수록 천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처럼 남편은 아들이 강하게 자랐음 하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고 주말이면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과도 가까운 뒷산에 부자가 나란히 자전거를 끌고 나갔는데 아들이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렸다고 한다. 허리를 다쳤는지 하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 때가 바로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그렇게 병원생활을 하고 난 뒤 퇴원을 해 고난의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고 이후 남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을 위해 0교시 시간 맞춰 아침 일찍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에 갔다가 과수원을 돌보고 10시쯤 되어 다시 학교로 가 화장실을 데려다 주었고, 또 볼일을 보고 난 뒤 친구가 싸 주는 도시락 들고 가서 아들에게 밥을 떠 먹여 주며 배고픔을 달래 주었었고,  오후 수업이 끝나면 데리고 집으로 갔다고 한다. 휠체어로는 교실조차 찾아 갈 수 없는 시설이라 늘 아빠 등에 업어서 다녀야 했던 그 수많은 세월들....

다행히 이번 수능점수가 만족할 만큼 나와 중증특례입학을 할 수 있는 학교에 원서를 접수 해 놓고 있는 상황에 있다. 친구의 말을 들으니 아들이 갈 수 있는 대학은 몇 군데 되질 않는다며 불평을 쏟아 놓았다. 2008년 입시모집에서 중증장애인 특례입학을 허용한 학교는 전국에서 55개교, 농어촌 특례입학의 233개 학교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숫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대학에서도 돈벌이를 위한 모집이 아닌 장애 우들을 위한 시설을 늘려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장애우들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으면 시설에는 신경 안 쓰도 되니까 말이다. 남들보다 키우는 것도 몇 배의 정성을 들이고 정신적 아픔을 가지고 있는데 대학가는 일까지 어려움 닥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씁쓸해 진다.

소외되고 힘든 이들을 위한 배려로 어느 대학이든 가고 싶으면 언제나 누구나 갈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에 장애우들이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시설이 얼마나 될까?


오늘도 가슴 졸이고 있을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갑갑해 온다.

이번 연말에는  '야~ 우리 아들 합격했어!'라는 말이 들려오면 2007년 최고의 소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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