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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짝을 잃어버린 외로운 까치 한 마리

by 홈쿡쌤 2008.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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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을 잃어버린 외로운 까치 한 마리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 와 한겨울임을 실감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방학이라 게으름이 더 늘어 규칙적인 생활에서 탈피하여 조금은 여유부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아침마다 부산하게 움직여 동동거리며 출근하는 나에게 반갑게 맞아 주는 까치 부부가 있어 하루를 즐겁게 열어가고 있습니다.

  며칠 전, 학교에 가지고 올 자료가 있어 들렸다가 나오는 길에 ‘탕’하고 총소리도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궁금한 마음에 멍청히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푸드득 날개 짓을 하며 땅으로 꼬꾸라지는 까치 한 마리....

‘어? 왜 저래?’ 속으로 너무 놀라 바라만 보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이 다가오면서 땅에 떨어진 까치를 손으로 주우며 내 눈치를 슬슬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까치를 왜 잡아요?”
격앙 된 목소리로 툭 던지자
“전봇대에 집을 지어서 잡고 있어요.”
“저 까치는 전봇대가 아닌 저기 지어서 살잖아요.”
“..............”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냥 잡아서 트럭을 타고 그 자리를 떠나갔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담으려고 하다 잠깐 동안 일어난 일이라 손에만 쥐고 있었습니다.
이제 매일 아침 외롭게 우는 까치소리만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반가운 소리가 아닌 쓸쓸한 소리로 들려와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을 잃어버린 그 마음 어떨까요?

예로부터 까치는 길조로 여겨져 내려 온 새입니다. 까치가 지저귀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까치는  날개가 짧고 둥글게 생겨서 먼 거리를 날 수 없습니다. 도시의 정원이나 농촌의 평지에서 생활하며  고산의 오지나  외딴 섬 지방에서 잘 살지 않습니다.
 또, 자기 주변에 대한 냄새를 잘 맡습니다.  그리하여 마을의 사람 냄새까지 익숙해진 까치가 낯선 냄새 때문에 운다고 합니다.  둥지를 짓는데 있어서  그 해의 날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즉 큰 태풍이 올 것 같은 해는 조금 낮은 굵은 나무 가지에 둥지를 틀고 그렇지 않으면  아주 높은 꼭대기에 둥지를 튼다고 합니다.  그래서 까치를  장기 일기예보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답니다.
 

 까치소리는 아주 경쾌하고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까치가 길조임은 사실이긴 해도 요즘은 전봇대에 자주 둥지를 틀어 전기의 흐름에 고장을 일으키고, 과수원의 과일도 피해를 주어 흉조로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까치는 전신주에 둥지를 틀고 한국전력 직원은 까치집을 찾아 철거하며 서로의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하는 상극의 관계로 보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원수 같은 새일지 모르지만, 큰 나무에 둥지를 틀고 반가운 소식을 전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까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텃새가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감나무에도 까치를 위해 밥까지 남겨 놓지 않습니까.


  까치가 도시의 삭막한 풍경을 정화해 주고 고된 생업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을 알리는 길조로 인정받으며 계속 남아 있기를 기원하고 싶습니다. 까치가 둥지를 지은 나무 풍경은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니 말입니다. 까치와 도시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나누면서 공존공생하며 영원한 행복과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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