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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당신은 “남편”입니까? “남의 편”입니까?

by 홈쿡쌤 201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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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도록 서로 노력하며 사는 게 부부라고 합니다.

남편은 밖에만 나가면 '호인'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계모임을 가면 남편 부인이
"남편이 자상해서 좋으시겠어요."
"집에서도 많이 도와주죠?"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아니라는 말을 해 봤자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몇 해 전의 일입니다. 남편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습니다. 친구들 모임에 가면 분위기 잘 맞춰주고 술집이나 노래방에서 늦게까지 놀고 나면 뒷정리와 친구들 하나하나 집 앞에까지 데려다 주고 맨 마지막에 들어오는 사람입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면서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이상한 물체'때문에 차가 뒤집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큰 사고로 자동차는 폐차까지 하면서 그 와중에 남편은 멀쩡하게 아무 데도 다친 곳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니 복을 내려서 그런 것 같아 그저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엔 벌써 봄이 찾아왔는데 겨울의 꼬리가 아직도 남아있어 골골 감기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동동거리다 집에 들어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버리니 남편이 보기 안 좋은가 봅니다.
"아이쿠! 코가 삑삑거려서 미치겠네. 갑갑하고."
"당신 몸, 당신이 알아서 해!"
뚝 쏘아붙입니다.
물론, 스스로 몸을 관리하지 못한 건 있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 서운한 마음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남보다 못해."
뽀로통하니 토라져 버렸습니다.




당신은 “남편”입니까? “남의 편”입니까?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 다정한 목소리와 모닝 키스로 부인의 안부를 묻습니다.

남의 편은 숙취에 찌든 목소리로 부인에게 해장국을 요구합니다.


남편은 출근 후 “회사 잘 도착했어. 오늘 하루 더 사랑해”라는 문자를 남깁니다.

남의 편은 “회사 잘 갔어?”라는 부인의 문자를 질근질근 씹습니다.


남편은 부인이 차려준 밥상을 보며 “와 맛있겠다!”라는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남의 편은 기껏 차려준 밥상 앞에서 라면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기념일을 멋진 식사와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합니다.

남의 편은 “이미 잡은 고기에겐 밑밥 안 준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합니다.


남편은 아이의 잘못을 보면 호되고 엄하게 꾸짖습니다.

남의 편은 말 안 듣는 아이 앞에서 “누굴 닮아 저래? 난 아닌데!”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습니다.


남편은 아이의 80점짜리 시험지를 보며 그동안 본인이 아이 교육에 무심했음을 반성합니다.

남의 편은 아이의 빵점짜리 시험지를 내던지며 “여자가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냐?”고 큰소리칩니다.


남편은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 “장모님 장인어른 뵌 지도 오래된 것 같다”며 친정으로 향합니다.

남의 편은 한 달째 부인의 진정 집이 이사 간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남편은 부인의 생얼을 보며 “당신은 역시 자연미인”이라고 미소 짓습니다.

남의 편은 부인의 생얼 앞에서 “당신은 그냥 자연인”이라고 박장대소합니다.



남편의 속마음을 헤아리기에 금방 풀어지긴 했습니다.
'당신이 아프면 내 마음도 아파'
'당신이 건강해야 우리 가족이 행복하지.'
'내가 가서 약 사 올까?'
'이마에 열은 안 나네.'
사실,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뿐입니다.



당신은 남편입니까? 남의 편입니까?

남편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가정 행복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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