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이런 진정한 친구 한 명 있으십니까?

어제는 여고 2학년인 딸아이, 학교에서 학부모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학교에 갈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새 담임을 만나고 첫 모임이라 꼭 참석하곤 합니다.
입버릇처럼 "엄마! 우리 선생님 짱이야."
얼마나 좋은 선생님인지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교직에 대한 열정에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1. 딸아이의 오랜 습관을 바꾼 선생님


우리의 생체 리듬은 밤에는 자고 아침에 일찍 움직여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침형인 나와는 정 반대로 우리 딸은 올빼미형입니다. 늦은 12시에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돌아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며 또 3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다가 잠들곤 했습니다. 그러니 아침에는 일어날 리가 있겠습니까. 겨우 동동거릴 시간에 맞춰 일어나 머리 감고 말릴 동안 간단하게 김에 싸서 아침을 먹여주곤 했었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될 턴데".
"이제부터 먹든 말든 맘대로 해!"
깨우는 일부터 밥 먹이는 일까지 정말 괴로운 1년이었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며칠이 지나자
"엄마! 나 지금 바로 잘 테니까 5시에 깨워줘."
"5시에는 왜?"
"응. 나도 습관 한 번 바꿔 보려고."
"우와!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그래 얼른 자."
씻고 자기 방으로 가는 딸아이 뒤통수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깨우면 일어난다고? 거짓말도 잘하네.'

늘 5시면 일어나 움직이고 있기에 깨우는 건 힘들지 않았습니다.
먼저 일어나 머리 감고 화장까지 마치고 딸아이를 깨워보았습니다.
"딸! 일어나!"
"엄마! 몇 시야? 5시 30분"
"5시에 깨우라고 했잖아!"
"너무 곤히 자서 못 깨웠어."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어? 쟤가 왜 저러지?'

씻고 나온 딸아이는 조잘조잘 선생님과 면담을 했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엄마! 새벽 2시는 뇌가 죽어 있는 시간이래."
"아빠가 늘 이야기해도 안 듣더니."
"그러게. 선생님이 일단 해 보고 체질에 맞으면 계속하고 적응이 잘 되면 습관 바꾸래."

그렇게 벌써 2주일이 지났습니다.
'작심삼일'이 될 것 같았는데, 다행스럽게도 학교수업에도 지장이 없고 피곤하지 않다고 하니 말입니다.
선생님의 힘은 정말 위대합니다.
'아침잠이 많은 잠순이'가 습관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이젠 엄마의 짜증 섞인 목소리 듣지 않아도 됩니다.
뭐든 스스로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2. 딸아이의 책상 앞에 붙어 있는 친구 위로

딸아이 학교는 사립입니다. 학년에서 18명을 선발하여 심화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휴일도 없이 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으로 옵니다.
1시간 빨리 심화반 학생들의 학부모 간담회가 있어 딸아이가 공부하는 책상에 앉아 진학진로부 부장님의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입에 넣어주는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 학원, 개인과외, 인터넷 강의를 듣기만 하지 스스로 학습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지 연습하지 않기에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는...
각종 스펙을 쌓는 법,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성적밖에 없다고 하시며  아이들 건강 챙겨달라는 부탁을 하십니다.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는 엄마로서 그저 노력하는 만큼 성적을 올려주지 못하니 갑갑한 심정으로 듣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책상 앞에 붙어 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림아~
감기 빨리 나으렴
목소리 쉴라. 뜨시게 입고 자.
2011. 03. 16.

딸아이는 꽃샘추위가 며칠을 기승을 부릴 때 아침 일찍 선생님과 함께 교문 앞에 서서 학생들을 지도하더니 그만 심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콧물을 너무 흘리는 바람에 닦는다고 코끝이 빨갛게 변해 있고, 아직도 여전히 골골거리고 있습니다.

친구를 걱정해주는 진한 우정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다정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으니 1년은 잘 견뎌낼 것 같습니다. 2학년을 잘 보낼 것 같지 않나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재산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란 말도 있기에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진정한 친구 한 명 있으십니까?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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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겠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으니...
    청소년기에는 가장 중요한 만남인 것 같더라고요.
    선생님과의 만남이...

    2011.03.20 10: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어렵거나 힘들거나 나를 찾아 줄수 있는
    친구.. 전 10명내외일듯 한데요.

    2011.03.20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멋진 친구를 가지고 있네요.
    아.. 그러고 보니 내 초등학교 친구들은 다 어디서 살고 있는건지..ㅎㅎ

    2011.03.20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친구들이 소중하죠..ㅎㅎ 좋은 선생님이 있다면.. 더 좋은 거죠.. 저도 초등학교 선생님과 아직 연락한답니다..ㅎㅎ 서른이 되었는데요..ㅎㅎ

    2011.03.20 12: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좋은 친구와 선생님을 두었네요 부럽습니다^^

    2011.03.20 12: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저런 친구의 글 하나에도 세상이 바뀌는 경험.. 정말 느낄 수 있죠.
    일요일.. 뜨신 글 잘 읽고 가요~

    2011.03.20 12:41 [ ADDR : EDIT/ DEL : REPLY ]
  8. 공부잘하는 따님을 두셔서 좋으시겠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더 좋으시겠어요....ㅎㅎ

    2011.03.20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사랑초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
    학쇼생활이 즐거울 것 같아요

    2011.03.20 17:21 [ ADDR : EDIT/ DEL : REPLY ]
  10. skybluee

    진한 우정이 부럽네요.
    난 진정한 친구가 있나?
    생각해 보네요. 쩝~

    2011.03.20 17:22 [ ADDR : EDIT/ DEL : REPLY ]
  11. 있었지요.
    타지에 나와서 30년을 살다보니 제가 연락을 끓었습니다.
    세월이 우정을 연결할 수가 있을 런지요?

    2011.03.20 20:15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말 좋은 선생님 그리고 진정한 친구 한 명 있으면~
    학교 생활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
    따님이 정말 발랄한 느낌 입니다 ^^
    보기 좋습니다~

    2011.03.20 22: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저도 그런친구 한넘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연락이 안됩니다.
    아...제가 부실했나봐요...그 친구가 그립네요~

    2011.03.20 22:34 [ ADDR : EDIT/ DEL : REPLY ]
  14. 고등학생을 가진 학부모 특히 엄마의 마음은 3년동안 숯덩어리가 될겁니다. 제가 알죠 옆에서 봤기 때문에. ^^

    2011.03.20 23:28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저도 참으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많았는데 결혼하고 아이낳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연락도
    잘 못하고 지내네요. 갑자기 제 친구들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존경했던 고1때 담임 선생님도...이젠 선생님도 많이 늙으셨겟죠.

    2011.03.20 2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비밀댓글입니다

    2011.03.21 00:25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정말 오랜만에 보는 훈훈한 글이네요 ㅋㅋ

    2011.03.21 02: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음;;;진정한 친구;;;여러명 있는 것 같은데요;;;
    물론; 제가 느끼는 것이니...친구들은 모르겠습니다.^^;

    따님은 정말 모든면에서 잘 하시는 것 같아요~
    목표 설정, 습관 변화...노력, 친구...
    무엇하나...놓치시는 부분이 없어 보입니다.^^
    따뜻하고 세심하신 선생님도 대단하시구요~!!!

    2011.03.21 14:57 [ ADDR : EDIT/ DEL : REPLY ]
  19. 새벽 2시이전에는 잠자리에 드는게 생체리듬적으로도 좋다고 하죠! ^ ^
    베리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이로군요.

    바뀌어야 할 우리나라 입시 경쟁 체제속에서 열심히 공부중인 따님 건강 잘 챙겨 주셔야 할듯!

    2011.03.21 21: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따님이 좋은 친구를 둔듯 하네요~

    저는 항상 진정한 친구에 목마름이 있습니다.

    어릴적 친구중의 두명이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바람에~

    헤헤;;

    2011.03.22 10: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따님이 인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

    2011.03.23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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