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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물건 팔고 싶지 않다고 오지 말라는 진상 손님

by 홈쿡쌤 201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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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팔고 싶지 않다고 오지 말라는 진상 손님



살아가면서 삶이 지치거나 힘겨울 때 새벽시장을 한번 나가보세요.
부지런하신 어르신들이 나와 앉아 손님을 맞이하십니다.
"새댁! 토란이야 하나 사 가!"
"네. 얼마예요?"
"삼천 원"
"주세요."
"새댁이 수월해서 내가 덤으로 더 준다."
"감사합니다."
그냥 물건값은 달라고 하시는 데로 드리고 돌아서니 주차를 하고 뒤따라 오던 남편이 화를 냅니다.
"당신은 왜 그래?"
"왜?"
"저기 한 번 가 봐! 삼천 원어치가 배는 될 거야!"
"정말?"
"바보 같애. 마트에 물건 사러 온 것 아니잖아."
"................"
그리고 시골에서 직접 가지고 나온 사람과 물건 받아와서 파는 사람을 구분해서 사야 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윤을 더 남겨야 하니 말입니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발품을 팔아야 싸게 살 수 있고 흥정도 해야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 난 바보다!"
뚝 쏘아붙이고는 마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양손 가득 담아왔습니다.








싼 가격으로 이것저것 사서 양손에 하나 가득 들고 무 하나를 사기 위해 섰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와 물건을 사는 아주머니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나 봅니다.
"이제 다시는 오지 마소"
"다음에 또 올게요."
"물건 안 판다니까. 얼른 가소"
저만치 총총히 사라지는 아주머니의 손에는 배추가 하나 가득 들러 있었습니다.

"아니 왜 그러세요?"
"장사하는 사람이 오죽하면 오지 말라고 하겠습니까?"
화가 많이 나신 아주머니는 화풀이라도 하듯 내게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4포기 5,000원이면 비싼 것도 아니죠."
그 4포기에 한 포기를 더 얹어 5포기를 드렸더니
"이왕 주는 것 저것으로 주세요."
할 수 없이 기분 좋게 바꿔 드렸는데
"이건 좀 물건이 안 좋네. 그냥 이것까지 줘!"
빼앗아 가듯 봉지에 넣더랍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작은 포기까지 담아 넣고 5천 원만 던져주고는 총총히 사라져가고 있었던 것.
"나참, 욕심 욕심 저런 욕심 가지고 있는 사람 첨 보네."
원래 시장 인심이란 게 말만 잘하면 덤이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는데, 저렇게 욕심내는 사람에게는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는 말을 하십니다.

새벽같이 나와 몇 푼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물건 가격 깎고 싶은 생각 전혀 들지 않습니다.
천 원어치 사면서 덤으로 주는 것도 싫다고 합니다.
냉장고에서 섞어나갈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넣지 마요. 먹을 사람도 없어요. 딱 한 번만 해 먹고 말아야죠."
"덤 싫다는 사람도 있네."

마트가 비싼 이유가 소포장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 되다 보니 아주 작은 양을 포장해서 팔다 보니 비싸게 되는 것이 아닐지.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이런저런 사람을 다 만나지만
가끔 물건 팔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말을 하십니다.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다가 정작 한 개 천 원한다는 무는 사지 않고 있어 달라고 했더니
"그냥 5백 원만 주고 가소!"
"아닙니다. 여기 천 원"
"5백 원 받아가라니까."
"됐습니다. 많이 파세요."
살아가는 냄새를 맡고 온 하루였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싶습니까?

이런 진상 손님은 되지 말아야겠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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