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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나는 이럴 때 나이 들어감이 느껴집니다.

by 홈쿡쌤 2011.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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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럴 때 나이 들어감이 느껴집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볼일이 있어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학생들 하교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제법 버스 안은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앉을 자리는 없고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학생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그머니 일어나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앉았습니다.
몇 정거장을 지나치고 내릴 때가 되어 부자를 눌리고 문 앞에 섰는데 세상에 그 남학생이 뒷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가만히 보니 자리를 내게 양보하였던 것입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가만히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벌써 자리를 양보받을 나이가 되었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딱 맞는 말이었습니다.

오십을 넘기는 나이가 되면서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1. 주책없는 흰머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

신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건, 바로 위에 언니는 엄마를 닮아 머리숱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숱이 작고 머릿결이 부드러워 고민을 많이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자 언니는 염색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흰머리가 가득합니다.
"넌 왜 그렇게 흰 머리가 없어? 참 신기하네."
그랬었는데, 어느 날부터 하나 둘 늘어나는 흰머리를 보니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2. 남편의 외박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올 때

신혼 때에는 이유 있는 외박이라도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외박이라고는 하지도 않았습니다.
며칠 전, 감기 기운이 있어 퇴근하자마자 씻지도 않고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고등학생이니 아들이 자정을 넘겨 들어와서는
"엄마! 옷이나 좀 벗고 주무시죠"
"알았어. 씻어야지."
그제서야 일어나 할 일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보다 더 늦게 돌아온 딸아이가 내 옆에 눕기에
"너 왜 여기서 자려고? 아빠는?"
"아빠는 오늘 상가에 갔다가 바로 출근한다고 집에 안 온다고 했어."
"그래? 그렇다고 전화도 안 하냐?"
"내가 통화했어."
이튿날 돌아온 남편을 보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나 자신을 보고는 서로 세월을 많이 먹은 나이가 되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3.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말이 많아지고 모르는 사람과 수다가 늘어날 때

 그저 내가 말을 하는 것 보다 듣는 게 좋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말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분인데 옆에 있는 아줌마나 할머니에게 말을 먼저 걸게 되고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지루하게 앉아 병원 순서를 기다리면서 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주절거리게 됩니다.
"아주머니 팔을 왜 그랬어요?"
"감나무에 올랐다가 다쳤지."
"에고, 조심하셔야죠."
"그러게 말이야."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수다쟁이가 된 나를 발견하게 될 때 나이 듦을 느끼게 됩니다.





4.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점점 더 멀리 들어 보게 될 때

가방 속에는 언제나 들고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쓰고 있던 안경도 벗어야 하고 조금만 읽으면 눈이 아파 덮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글씨를 읽을 때면 더 멀리 들어야 겨우 보이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바느질을 할 때 바늘귀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기도 합니다.
"엄마! 이리 줘 봐요. 제가 해 드릴게요."
"아니야. 엄마가 할 수 있어."
하지만, 결국 아들 손을 빌려야 해결되니 얼마나 서글픈 일입니까?





5. 얼굴에 주름 느는 것이 보기 싫어 사진찍기 싫어질 때

어디 여행을 떠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 찍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물 사진보다는 풍경 사진이 더 좋아졌습니다.
하나 둘 늘어가는 주름이 보기 싫어 카메라를 피하게 됩니다.
나를 찍기보다는 남을 찍어주는 게 더 즐겁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어떨 때 나이 듦이 느껴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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