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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유품, ‘몽당 빗자루’



  어제는 아들 녀석이 누나와 크게 싸웠습니다. 연년생이라 그런지 친구처럼 잘 지내다가도 다툼이 잣은 편입니다. 그런데 화가 많이 난 녀석이 누나에게 거친 욕을 하는 바람에 남편에게 혼이 났습니다.
“야! 너 매 가져와!”
얼굴에는 화가 난 빛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치 빠른 아들 녀석 얼른 달려가더니 빗자루를 들고 왔나 봅니다.
“빨리 옷 걷어!”
“.....”
아들은 다리를 내 놓고 한 대 아주 세게 맞는 소리를 듣고 설거지를 끝내고 들어가니 남편의 손에는 내가 가장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엄마의 유품인 ‘몽당 빗자루'가 쥐어 있었습니다.
“여보 안 돼!”
“왜 그래? 지금 아들 혼내고 있는 줄 몰라?”
“아니, 다른 것으로 하라고...”
분위기를 끊어버린 게 남편을 더 화나게 했나 봅니다.
“사실, 이거 엄마가 내게 남겨 준 유품이야.”
“...............”
“비록 당신에겐 볼품없을지 몰라도 내겐 소중하단 말이야”
“그럼 말을 했어야지.”
“지금 하고 있잖아요.”
어느새 나는 울먹울먹 눈물까지 나려고 하였습니다.
"망가지면 안 되는데.."
"너! 오늘 외할머니 때문에 살았어!”
“잘못했어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그렇게 한바탕 소동은 막을 내렸습니다.

시골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사랑만 받고 자랐습니다. 가난하면서도 자식들 공부는 꼭 시켜야 한다며 갖은 고생을 다 하시며 지낸 세월들....동네 사람들에게 ‘저 사람 미쳤어’라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허리를 졸라가면서 노력했기에 모두가 제자리를 지키며 잘 살아가고 있는 건 다 자식위한 삶을 살다 가신 부모님 덕분이란 걸 잘 압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옷 한 벌만 걸치고 간다는 우리네 인생, ‘그저 바르게 살아라. 하시며, 정성으로 키워냈습니다. 하지만, 가난하였기에 물러 줄 재산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도 그 비용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그저 부모님이 곁에 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습니다.  ‘우리 막내 시집가는 것은 보고 가야되는데...’ 늘 걱정만 하시다 결국 아버지는 시집도 가기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는 막내를 시집보낸 뒤 우리 집에 오셨을 때, 신혼살림을 하면서 시장에 나가 플라스틱 빗자루를 사 왔습니다. 그것을 보고는 새로 빗자루를 사 오시며

“야야~ 저 빗자루는 잘 안 쓸어져 이것으로 사용 해”
“아무거나 사용하면 되지.”
“내가 몸이 안 아프면 하나 만들어 줄 텐데...”
“아니야 엄마. 이것도 좋아 잘 쓸게”

그 후 몇 년이 지나자 끝이 달아지기 시작하고 숱이 빠져나가려고 하자 나일론 끈으로 쫑쫑 묶어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살만 해 졌을 때 엄마도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사용한 지 10여년이 지난 물건이 되었습니다.


한참 어렵게 공부할 때에는 부모님 원망도 참 많이 하였습니다. 특히 부자 부모를 둔 친구들을 볼 때에는 속이 많이 상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물려받은 재산은 없지만 한없는 내리사랑으로 감싸 주셨기에 지금은 그 무엇도 부럽지 않습니다.


서민들은 만지기도 힘든 억대의 돈, 줄줄이 사퇴하는 부자내각들 보다,
내 가진 것 소중히 여기며,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사는 게 행복 누리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가족과 함께....
우리 엄마가 제게 남겨 준 소중한 유품인 ‘몽당 빗자루’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엄마가 보고싶습니까.
그 위대한 이름 나즈막히 불러봅니다.

엄마!~~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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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바람

    ㅠ.ㅠ
    엄마생각납니다.
    정말 내리사랑만 주고 가신 엄마인데....

    잘 보고 갑니다.
    너무따뜻합니다. 몽당빗자루 유품...ㅎㅎ

    2008.02.28 08:29 [ ADDR : EDIT/ DEL : REPLY ]
  2. 나그네

    지나가다가 댓글 안 달수가 없네요.
    줄줄이 물러나는 억대부자들의 내각들...
    욕심으로 축척했기에 그렇게 되는 것 아닐까요?
    몽당빗자루가 전해주는 의미 더 따뜻합니다.

    건강하세요.

    2008.02.28 08:51 [ ADDR : EDIT/ DEL : REPLY ]
  3. 특이한 유품
    따스함이 전해옵니다^^

    2008.02.28 09: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다락방

    마음 따숩게 보고 가요.
    건강하시길...

    2008.02.28 09:29 [ ADDR : EDIT/ DEL : REPLY ]
  5. 소리새

    엄마~
    그 이름 나즈막히 불러봅니다.
    그리움만 가득합니다.
    따뜻한 가족이뤄나가시길 기원드립니다.

    2008.02.28 09:30 [ ADDR : EDIT/ DEL : REPLY ]
  6. 빗자루가 매우 튼실하게 보여요.
    비록 빗자루지만 어머님을 모는 듯 하시지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2008.02.28 09:35 [ ADDR : EDIT/ DEL : REPLY ]
  7. 비밀댓글입니다

    2008.02.28 09:39 [ ADDR : EDIT/ DEL : REPLY ]
  8. 구름꽃

    ㅠ.ㅠ
    이 아침 눈물나게 만듭니다.
    소중함을 뭔지 아시는 님...

    늘 행복하세요.

    2008.02.28 09:45 [ ADDR : EDIT/ DEL : REPLY ]
  9. 어머나..
    아직도 몽당비자루를 보관하고 계시다니..
    그러고보면 노을님 사소한 물건으로 사람들을 울리는 특별한 재주가 있으세요.
    저도 그립습니다.

    2008.02.28 09: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skybluee

    엄마가 그립습니다.
    그 위대한 이름...
    지기님의 엄마를 생각하는 그 맘..알 것 같아요ㅕ.

    2008.02.28 10:10 [ ADDR : EDIT/ DEL : REPLY ]
  11. 수수꽃다리

    다복하신 모습봅니다.
    위대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도 보구요.
    몽당빗자루에 담긴 사연 잘 보고가요

    2008.02.28 16:04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아`~~ 저 빗자루..우리도 있었어요.
    마루를 쓸때마다 자꾸 빠지기도 하곤 했죠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2008.02.28 17: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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