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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바지 내리면 똥 쌌다고 말하는 무서운 선거판

by *저녁노을* 201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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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내리면 똥 쌌다고 말하는 무서운 선거판

봄이 완연합니다. 여기저기 봄꽃 소식이 들려오는 좋은 계절입니다.

남편은 진주시 제2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섰습니다. '낮은 자세로 시민을 하늘같이 섬기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2월부터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추울 때나 비가 올 때나 돗자리 하나 펴고 큰절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이동수단으로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타고 시민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며 골목골목, 시민의 소리에 귀 열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초등학생들은 '친환경 아저씨'로, 여러분이 부르면 착실하게 달려가고 담배심부름이라도 해 줄 것 같은 진실성이 보이는 '착한 일꾼'으로,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며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큰절하는 도의원'입니다.

 

 

 

어제부터 며칠간의 선거운동 기간에 접어들었습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곁에서 지켜본 즐겁기도 행복하기도 무섭기도 한 선거로 인한 정치판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하나,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밥 먹으러 갈 때도, 유권자를 만날 때도 잠시 세워두고, 깜박 잊고 그냥 와 이튿날 가도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전거였습니다. 손잡이에 달린 장갑 속에는 남편의 명함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늦은 시간에 들어온 남편이 투덜거립니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누가 내 자전거를 가져가 버렸어."

"것 봐요. 야무지게 열쇠 채워야 된다고 했잖아요."

"그러게. 아마 PC방에 온 학생들 짓인 것 같아."

"그럼 어떻게 해?"

"내일 아침에 새로 사야지 뭐"

25만 원이나 되는 자전거가 아까웠습니다. 새로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혹시! 내일 아침에 사무실 가보면 자전거서 있지 않을까?"

"그럼 좋지."

"사람 한 번 믿어봐야지."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보니 사무실 앞에 자전거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되돌아온 자전거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야기 둘,

직장일을 마치고 나면 선거 사무실로 향해 전화도 받고 응원해 주러 오는 손님맞이도 합니다. 남편은 수행원 하나 없이 혼자 뛰고 있는데 아내이면서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번호를 보니 언제나 든든한 나의 후원자인 시누이였습니다.

"네. 형님"

"어디고?"

"집에 가는 길입니다."

"아이고, 고생이 많네. 그리고 석이가 미래를 보는 사람처럼 행동한 적이 있나?"

"무슨 말씀이세요? 금시초문입니다."

"그렇제? 이상한 소문이 내 귀에까지 들려와서 말이야."

"후보자 전적이 뭐냐고 말을 하더란다."

"들어오면 물어볼게요."

"그래, 알았어. 전화해 줘."

피곤한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서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무슨 일 있었어?"

"왜?"

"아니, 고모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고 해서."


고모에게 들었던 말을 전하자 남편은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점심을 먹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탁구장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아주머니들이 모여 운동을 즐기고 있었고 의자에 앉은 한 점심 먹은 것이 체했는지 속이 갑갑하다고 해서 남편은 수지침을 배워왔기에 환자의 등을 꾹꾹 눌려주고 손을 잡고 엄지와 금지 사이를 누르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본 사람이 손금을 봐주며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이구야! 바지 내리면 똥 쌌다고 한다더니 딱 그 짝이네"

"정말 무섭고 더러운 선거판이구만"

남을 깎아내려야 내가 올라서는, 오직 일등만이 존재하는 인정사정없는 무서운 정치판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매지 말아라.’라고 하는 가 봅니다. 남의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맨다고 엎드리면 참외를 따는 줄 오해할 수가 있으니 처음부터 남에게 오해받을 행동은 하지 말라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조직도 없이,

돈도 없이,

오직 열정 하나로 무서운 정치판에 뛰어든 남편입니다.

무슨 일이든 최선만 다 했다면 결과야 어떻든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또 다른 세상을 구경하고 몸으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우리 남편,

아자 아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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