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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통장 잔액 0원, 공금 횡령을 하게 된 사연

by 홈쿡쌤 201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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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액 0원, 공금횡령을 하게 된 사연




여기저기 봄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바람 속에는 제법 여름이 숨어있습니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결혼하고 20년 가까이 살림을 살아왔습니다.
성격상 사치는 모르고 알뜰살뜰 아끼고 모으는 일밖에 모르는 직장 맘입니다.
그 흔한 마이너스 통장은 낼 생각도 않고,
남에게 돈 빌리는 건 죽기보다 싫어 가게 빚은 없어야 하고, 항상 통장잔고가 두둑해야 부자인 느낌이 들어 재태크도 제대로 못 한다는 소리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 때, 남편이 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섰다가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23%를 얻어 보전금은 받을 수 있지만 당장 선거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모자라는 돈을 채우기 위해 여분 3백을 남기고 3백만 원을 남편 통장으로 입금해 주었습니다.

월 말, 나른한 오후 춘곤증처럼 꾸벅꾸벅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있을 때 요란하게 핸드폰이 울립니다. 번호를 보니 누군지 알 수 없어
 '뭐지? 받지 말까?"

잠도 깰 겸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여보세요?"
"김00 고객님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여기 00카드사입니다. 4월 카드 대금이 인출되지 않아 전화 드렸습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통장에 잔액이 없다니 말도 안 됩니다."
"확인해 보세요. 입금되지 않으면 카드 중지됨을 알려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놀란 토끼마냥 인터넷 거래를 검색해 보니 정말 돈이 없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쉰을 넘게 살아오는 동안,
직장생활 30년 가까이 하면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하지? 정기예금 만기 며칠 안 남았는데...'
할 수 없이 가까운 우체국으로 뛰어가 시댁 형제들이 집안 대소사에 사용하려고 모으고 있는 공금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백만 원을 찾아 지갑에 있는 십만 원과 보태 입금을 했습니다.
분명 백십만 원 입금을 했는데 관리비 내려고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 금세 3백만 원의 잔액이 남아있어 또 한 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뭐야? 아까 잘못된 것이었어?'
다른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그건 나만 모르고 있었던 샘물 같은 돈이었습니다.
한숨을 내쉬며 찾아왔던 공금을 다시 입금시켰습니다.


하루하루 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떨까?
통장 잔액는 비어가고,
쓸 일은 많고,
가슴이 타들어갈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급하니 공금에 손을 대는 일도 벌어지나 봅니다.
뉴스에 나오는 남의 이야기로만 들었던 '공금횡령'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금방 채워넣긴 했어도 형제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난에 직장을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내 가진 것에 감사히 여기며,
알뜰살뜰 아껴야 함을,
있을 때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가슴 쓸어내린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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