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어버이날, 가슴 먹먹하게 했던 큰 올케의 한 마디

by 홈쿡쌤 2012. 5. 8.
728x90
반응형



어버이날, 가슴 먹먹하게 했던 큰 올케의 한 마디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키워주신 부모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 어버이날이면 더 그리운 부모님


시어머님을 뵙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남편은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로 차를 돌립니다.
"어? 왜 이리 가?"
"응. 가다가 장모님 뵙고 가야지."
"..............."
늘 나보다 장모님을 더 생각하는 남편입니다.
살아계신다면 막내 사위, 그 사랑 듬뿍 받을텐데 말입니다.


육 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막내딸을 보고 몸이 아픈 아버지는
"아이고. 내가 우리 막내 시집 가는 것 보고 가야 할 텐데."
입버릇처럼 되뇌었건만 결국 불효를 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의 설사약을 사 들고 뛰어들어서면서
"아부지! 약 사 왔습니다."
"막내야. 니 아부지 가셨다."
"............."



친정 엄마도 몸이 좋지 않아 혼자 두지를 못해 우리 집에서 6개월 정도 생활을 하였습니다. 멀리 계신 오빠들이 방학이라고 시골로 모셔갔습니다.
이틀 밤을 지내고 큰오빠는 저를 애타게 찾습니다.
"막내야. 어서 와 봐라. 엄마가 곡기를 입에 안 댄다. 네가 주면 드실 지 모르잖아."
"알았어. 오빠 금방 갈게."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달려가 보았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계시는 엄마의 모습은 평온해 보였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 눈 한 번만 떠봐!"
나의 애원하는 목소리를 듣고는 살며시 실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게 엄마와 나눈 마지막 눈빛이었습니다.
그 날 새벽 어린 딸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와 아름다운 불빛이 하늘로 향해 날아가는 모습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막내야 엄마 하늘나라로 가셨다."
"......................"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쉽게 떠나실 줄 몰랐습니다.
더 잘 해 드리지 못한 후회만 남게 됩니다.



 



두 번째의 서러움

큰오빠는 나와 16살 차이로 아버지 대신이었고 선생님이었던 큰오빠는 우리 형제의 우상이었습니다. 시골에 있는 동생들 데려다 공부시키고 먹이고 입혀가며 키워내신 분이니 말입니다.
건강한 체격에 운동도 잘하던 오빠가 갑작스럽게 간암 말기 선고를 받고 6개월 만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환갑의 나이에 셋이나 되는 자식들 결혼을 한명도 시키지 않고 말입니다.

그렇게 빈자리는 크지만 조카 둘도 결혼하고 손녀까지 낳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 가슴 먹먹하게 했던 큰 올케의 한마디



성묘하는 일도 작은 일이 아니라며 큰오빠의 유언으로 봉분을 하지 않고 화장을 하여 낮은 비석 하나만 올려 부모님 곁에 나란히 모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면 부모님의 산소도 큰오빠의 비석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큰 올케와 통화를 하며 울컥했습니다.

"고모! 잘 지내지?"
"응. 언니. 잘 지내고 있어."
"5월 12일 날 어머님 아버님 이장한다."
"이장? 왜? 땅이 팔리나?"
"우리 밭이 공장부지로 들어가게 되어 이장하게 되었어."
"어디로?"
"고모 집 가까이 옮겨야 해."
"그럼, 오빠는?"
"오빠도 함께 가지."
"오빠는 언니가 있는 거제로 가져가라. 편안하게."
"아니야. 오빠 모셔 오고 나면 부모님 찾지 않게 될 것 같아서."
"..............................."
"그리고 너희 오빠 고향 좋아하잖아."
"옮기는 데가 고향도 아닌데 뭐."
"그래도. 부모님 곁이라 좋아하시겠지."
진주와 거제도까지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아버지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모시겠다는 조카들과 올케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또 먹먹해 왔습니다.
"언니. 고마워."
"그래야 고모 얼굴 한 번 더 보지 않겠어? 별소릴다 해."


참 가정적이었고
무슨 일이든 알아서 척척 해 준 오빠이기에 올케는 당신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며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런 걸 보면 오빠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우리 곁에 계셔주셨으면 좋으련만 참 맘대로 되질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어른들이 더 그리워지는 어버이 날입니다.


'엄마! 보고 싶어요."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글이 마음에 들면 추천 한방!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해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