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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나눔

산후조리원, 신생아 커뮤니티 열풍?

by 홈쿡쌤 201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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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신생아 커뮤니티 열풍?



며칠 전, 고향 선배를 우연히 시내에서 만났습니다.
곁에는 며느리가 임신한 상태인 것 같아
"어디 들어가서 차 한잔하고 가요."
"그럼 그럴까?"
평소 몸이 좋지 않아 며느리의 몸조리도 제대로 해 줄 수 없다고 걱정을 하더니 해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며 서울에서 내려와 시댁에서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요즘 산후조리원 잘 되어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아니. 너무 비싸서 가도 못하겠다고 하네."
"얼마나 하기에?"
"제법 달라고 하니 없는 살림에 갈려고 하질 않네."
2주 정도 입원하는데도 몇 백이 아니 천만 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하니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건강하면 좋을 텐데."
친정 엄마도 안 계시니 제대로 해 줄지 걱정만 앞선다고 합니다.
시어머님이 화장실 가고 나서
"산후조리원 잘 되어있다는데 왜 안 가? 어머님 몸도 안 좋은데."
"어휴, 안 돼요. 그 돈 있으면 맛있는 것 사 먹는 게 몸조리하는 겁니다."
누군들 편안하게 몸조리 하고 싶지 않겠는가?
"시어머님이 해 주면 불편하잖아."
"아뇨. 불편하지 않아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또박또박 말을 하는 새댁을 보니 형편 생각하지 않고 편안함만 쫓아가려는 요즘 며느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또, 며느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언니, 며느리 정말 똑 부러지겠어요."
"응. 일찍 부모 여이고 혼자 지내 왔는데도 심성이 올곧아."
"그것도 언니 복입니다."
"그런가?"
"그럼요. 그나저나 몸조리 해 준다고 해 놓고 언니 병나는 것 아니우?"
"짐까지 싸서 내려왔는데 할 수 없지 뭐. 지가 가기 싫다고 하니."




사진은 다음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당신 TV에서 명품 산모조리원으로 천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소리 못 들었어?"
"에이. 설마!"
내용을 듣고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제력 있는 부자 엄마들까지 가세 신생아부터 인맥라인을 형성한다는 말이었습니다.

1980면대 강남 8학군 열풍
1990년대 강남 조기유학 열풍
2000년대 강남 영재 스쿨 열풍
2010년대 강남 신생아 커뮤니티 열풍


신분 상승 욕구가 굉장히 강하고 그것이 경질 형태로 나타나다 보니까 상류계층을 대변하는 상징의 획득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고 유행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어 명품 산후조리원이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산모들의 정보 공유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 산후조리원 커뮤티티의 순기능 : 육아 정보 공유와 건전한 또래문화 형성

▶  산후조리원 커뮤티티의 역기능 :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 및 자율적 대안관계 우려


하키 맘(HOCKEY MOM)
교육에 열정적인 극성스러운 엄마들을 총칭하는 말





고가의 산후조리원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편안하고 안락한 시설에서 아기와 산모가 안정을 취한다는 기본적인 산후조리 개념 외에도 시설과 서비스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며. 신생아에게는 무균실에서 수입산 기저귀와 유기농 면으로 만든 배냇저고리가 제공되고 소아과 전문의가 아침·저녁으로 회진을 돌며 건강 상태도 체크해 준다고 합니다.

"모유 수유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
"산후우울증 예방을 위한 심리상담이 이뤄진다",
"의사가 직접 찾아와 아기 예방주사를 놔준다",
"모유만으로 부족한 아기들은 독일산 프리미엄 분유를 먹인다.",
 "아기 아빠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등 
임산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가 되기 충분하였습니다. 
각종 임신·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싼 만큼 제값을 한다",
"형편이 된다면 아기에게 최고급으로 해주고 싶은 게 당연하다"
"모 연예인이 이용한 산후조리원이다."

누구나 내 아이에게 최고급으로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도 가세한 것이지요.

 
◆ 강남 한복판을 점령한 산후조리원 이들 산후조리원이 책정한 이용료는 2주일에 최고 1050만 원.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방을 7~8개만 만들기 때문에 산모와 아기 한 분 한 분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차별화된 산후관리 프로그램과 신생아 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식사와 아기용품 모두 최고급으로만 제공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하니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산후조리원 이용이 하나의 출산문화로 정착되면서 고가의 유명 업체를 이용하는 것 또한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산모들의 자기만족과 과시욕을 자극하는 업체들의 마케팅이 날로 더해지다 보니 이로 인한 가격거품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연탄불 피워 따뜻하게 불 올린 방에서 땀 흘리며 미역국 끓여주는 것 받아먹던 우리 세대와 너무 다른 풍경입니다. 1994년 8월 첫딸을 낳고 너무 더워 땀띠까지 나가며 몸조리했던 시절이 아련합니다.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시어머님의 정성이, 친정엄마의 사랑이 가득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이뤄지는 엄마들의 인연이 만남으로 이어져 아이들의 인간관계까지 형성되고 있다고 하니 씁쓸할 뿐이었습니다.


비록 비싼 산후조리원이 아닌 시댁에서 몸조리하지만 똑 부러진 새댁의 출산을 축하해 봅니다.



행복한 유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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