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2. 6. 22. 11:08


낡은 사진 한 장에 가슴 찡했던 사연




요즘은 옛날과 달리 사람들은 사진 찍기를 좋아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추억을 남기기도 하고 컴퓨터에 저장 해 두기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 공개하기도 합니다. 아이들 사진첩도 사라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얼마 전, 낮잠이 잠시 들었을까?
친정에서 엄마와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남편과 함께 진양호 바람 쐬러 가는 길에
"여보! 엄마 한번 보고 가자."
"왜?"
"그냥 보고 싶네."


친정 부모님과 큰오빠의 산소는 농공단지에 영입되는 바람에 안락공원으로 모셔온 지 한 달 겨우 지났습니다.
깔끔하고 성묘를 하지 않아 좋긴 해도 찾아가면 사과 한 쪽이라도 놓고 절을 올렸던 게 생각나 마음 어수선해집니다. 그냥 부모님이 모셔진 문짝만 손으로 어루만지며
"엄마! 나 왔어."
"아부지! 막내 왔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아무런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주위에 모셔진 분들은 사진과 꽃이 붙어있는데 우린 모셔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름만 달랑 붙어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자동차를 타고 움직이면서
거제에 사는 조카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나 : 아빠 보고 간다.
조카 : 그려^^ 고마벼. 고모가 더 자주 보것네.
         아빠 사진이 생각보다 없더라.
        앨범정리 함서 찡했다.

나 :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도 없어~


큰오빠는 교장선생님을 하시다 환갑의 나이에 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막내다 보니 부모님 대신이었습니다.

없는 살림에 큰아들로 태어난 죄로 동생들 데려다가 입히고 재우며 공부까지 시킨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분이었습니다. 너무 건강해서 병원 신세 안 지고 산 것도 좋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 병원 자주 다니는 사람은 몸 관리를 하니 말입니다. 오빠는 암 선고받고 6개월 후에 홀연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평소 이상하게 사진 찍는 걸 싫어하셨습니다.
"오빠! 이리 오세요."
"너희나 찍어."
가족 여행 갔을 때도 카메라를 뺏으며 찍어주는 걸 좋아하셨습니다.

앨범을 뒤져 붙일만한 사진을 찾아도 사진도 몇 장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 역시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겨우 한 장 찾아서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전송해 줍니다.






부모님이 경주에 놀러 갔을 때 사진인가 봅니다.
사진 찍는데 익숙지 않은 촌스러운 모습이 가슴 먹먹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허긴, 언제 사진인데....
동네 사람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며 허리가 휘도록 자식 공부시키기 위해 희생한 분임을 압니다.
덕분에 우린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말입니다.


일주일 전, 조카가 사진을 인화해 액자에 넣어 부모님이 모셔진 곳에 붙어두었습니다.
이제 부모님 사진을 보고 눈을 맞추며 웃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여 여러분도 사진 찍기를 꺼리십니까?
좋은 모습,
행복한 모습,
많이 많이 찍어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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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러고 보니 저도 찍는걸 좋아하지 찍힌게 별로 없네요,제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여야겠습니다!

    2012.06.22 1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엄마 사진도 많이 찍어둘 껄.. 이제와서 후회하고 있답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

    2012.06.22 13: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는 찍히는 것보다 찍는 걸 좋아합니다.
    얼른 살 좀 빼서 이쁘게 찍혀 봐야겠어요. ㅋㅋ

    마지막 사진이... 가슴 찡합니다.
    그러고보니 부모님 사진은... 정말 별로 없네요, 사느라 바빠서...

    2012.06.22 13:35 [ ADDR : EDIT/ DEL : REPLY ]
  5. 가슴따듯해지는 얘기네요...

    2012.06.22 14: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사진...
    많이 찍어드려야 하겠습니다.

    2012.06.22 14: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오늘도 많은 생각하고 가게 되네요.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

    2012.06.22 14: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혜진


    사진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합니다.

    무심코 찍은 사진이 나중에 중요한 기록이 될수 있고
    추억이 될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됨을 다시금 느껴요.^^

    2012.06.22 15:30 [ ADDR : EDIT/ DEL : REPLY ]
  9. 오래전 앨범을 꺼내어 오래간만에 부모님과
    추억을 다시 되새겨 보고 싶어집니다.
    살짝 나들이겸 가까운곳에 사진도 찍구요,

    찡~ 하네요

    2012.06.22 15: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가슴찡한 사진이네요~
    부모님사진 많이 찍어둬야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2012.06.22 16: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도 사진 찍어주기만 했지, 사진 찍는 걸 안좋아했는데 이제라도 자주 찍어야겠어요.

    2012.06.22 17: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사진 뿐이겠습니까?
    홀연히 아버지 떠나고 나니
    모든 것들이 허무하고
    후회되는 것들 뿐이었지요.

    2012.06.22 19:04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사진한장에 많은 것들이 담겨진듯 합니다..
    저도 이제부터라도 사진 많이 찍혀야 겠슴다..

    2012.06.22 22: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사진은 될 수 있으면 많이 찍고 소중히 간직하면.....새록새록 한 순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찡하게 머물렀다가 갑니다.

    2012.06.22 23: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그래서 ..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갖고..
    가족들의 즐거운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중입니다..

    2012.06.23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어르신들과는 특히.. 아끼지 말고.. 추억을 많이 만들고 사진도 많이 찍어두어야되겠더라구요^^
    저도 요즘 노력중 ㅎ

    2012.06.23 0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이런 글을 보면..
    조금 먹먹해지는군요..

    2012.06.23 01: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가슴 찡한 사연이군요,,,ㅠ

    2012.06.23 0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그립지요.....더구나 돌아가신 부모님.
    저는 아버지 사진이 가족사진 찍은거라 현관에 있어요.
    자주 뵙지요....곧 기일이 다가와 저도 먹먹합니다. ^^

    2012.06.23 0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해바라기

    사진 한장에 감동이 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2012.06.23 06:33 [ ADDR : EDIT/ DEL : REPLY ]
  21. 가족들 사진 많이 많이 찍어놔야겠네요 ㅠ.ㅜ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06.23 22: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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