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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부모, 10대 자녀와 다퉈야 더 끈끈해 진다?

by 홈쿡쌤 2008.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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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10대 자녀와 다퉈야 더 끈끈해 진다?






"사춘기 자녀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려면 하루 한 번은 싸워라."  오늘 뉴스를 보니 10대 자녀와 부모 사이 말다툼이 잦을수록 오히려 더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사춘기 발달단계 전문가 타비사 홈스의 연구를 인용,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거의 매일같이 다툼을 벌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당장은 자녀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 몰라도 다투는 과정에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서로의 시각을 더 잘 이해하게 돼 부모자식 간 간격은 더 좁혀진다는 것.


초등학생에서 이제 막 중1이 된 우리 아들, 사춘기에 접어들었는지 신경이 날카롭고 말도 툭툭 던지고 엄마의 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든든한 남편의 힘을 빌려 보았습니다. 코앞에 학교를 다니다가 25-30분간의 통학거리를 다녀야 하는 녀석이라 아침잠을 실컷 자 보는 게 소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전 아침에는 7시에 깨웠습니다. 피곤하였는지 이불을 다시 뒤집어 써 버립니다.


“야~버스타고 가야 해! 얼른 일어나!”

누나의 목소리에도 무시 해 버립니다.

“그냥 내 버려 둬! 깨우지 말고!  이젠 바뀔 때도 되었건만 자식이 말이야.”

가끔 태워주는 날도 있기에 엄마를 믿었나 봅니다.

아빠 화내잖아 얼른 일어나~”

“알아서 할게요.”

남편의 말 속에는 가시가 들어있고, 무시하는 말투가 다분히 들어있었습니다.

“왜 그래요?”
“오늘 버스 태워 보내, 태워주기만 해 봐라. 버릇을 고쳐야지.”


부스스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아들은 머리만 감고 35분이 되니 아침밥도 안 먹고 인사도 없이 가방만 들고 현관문을 꽝 닫고 나가버립니다.

“야~ 밥 먹고 가~ 엄마가 태워줄게.”

“.................”

“얼른 들어 와..”

아무런 말도 없이 엘리베이터가 오자 타고 가 버립니다.


한참 자랄 나이에 아침밥을 굶고 가면 하루 종일 힘겨울 텐데...엄마의 마음은 애타기만 했습니다.

“녀석! 고집은 있어가지고.. 괜찮아 하루 굶는다고 죽지 않아!”


그렇게 아침 소동을 끝마치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돌아오는 저녁시간,

학원을 마치고 들어서는 아들에게

“지각 안 했어? 배 안 고팠어?”
“간신히 지각은 면했어요. 배는 고파서 죽는 줄 알았구요.”

“다행이네. 그렇다고 그렇게 가 버리면 어떻게 해?”
“아빠가 짜증나게 하잖아요. 알아서 할 텐데..”
“알아서 안 되니 잔소리를 하는 거잖아.”
“그래도 그런 식으로 말하면 불쾌하지요.”

알았어. 아빠 말투 고치라고 말해.”

“.......”

남편은 아이들에게 늘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말투가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때에는 아무 말도 않고 받아들이기만 하더니, 이젠 중학생이라고 자기의 주장을 펼 줄도 아는 것 같습니다.


연구결과가 "이런 다툼이 자녀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인지 기술 및 추론능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10대 스스로도 열띤 언쟁이 부모들과 가까워지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 10대들은 코너에 몰렸을 때만 진짜 감정과 생각을 부모에게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언쟁은 합리적인 한 심하면 심할수록 좋으며, 조용한 토론이나 논쟁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녀들이 당신과 다툰다는 건 당신을 존중한다는 표시로 자신들의 진짜 감정과 생각을 말할 정도로 당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본다는 뜻"이라면서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것을 마냥 부정적인 것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린 자주 가족회의를 열어 고쳐야 될 문제로 의사전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냥 말로 하는 대화보다 작은 다툼으로 인해 효과가 더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남편도 말투를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고, 아들 또한 아침에 일어 날 시간이면 스스로 일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늘 찾아오는 평온만이 좋은 게 아닌 듯....서로 다투고 싸우는 사이에 아이의 정신연령은 훨 높아져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속내를 들어내야 무슨생각을 하고 지내는 지 알 수 있으니 가끔은 양념처럼 싸움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양념을 먹고 자라나는 게 또한 우리 아이들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퉈야 끈끈한 정이 더 든다는 옛말 틀린 것 하나도 없지요?


봄이 완연합니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감기 조심하세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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