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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곱슬·갈색머리 학생에 ‘자연머리 확인증’

by 홈쿡쌤 2008.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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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한겨레 신문
                                  


 

곱슬·갈색머리 학생에 ‘자연머리 확인증’?



 어제 저녁에는 딸아이가 학원을 갔다 오더니

"엄마! 오늘 친구가 학원을 안 왔어!"

"왜?"

"머리 때문인가 봐..."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사립으로 학생들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입니다.

학교에는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 못하게 학부모들의 동의서까지 받은 상황으로, 머리는 귀밑 3-4cm 정도, 반양말도 못 신고, 신발도 흰색 $ 검은색만 신고 다녀야 합니다. 교복을 입고 단정하게 다녀야 된다는 말 같아서 크게 불편함 없이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멀리서 전학을 온 친구와 같은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사교성이 많은 딸아이는 벌써 조잘거리며 곧잘 수다도 떨어가며 친해졌나 봅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학원에 나오지 않고 결석을 했다고 합니다.

수업을 시작하려고 해도 오지 않아 집으로 전화를 해 보니 어머니가 전화를 받으며

"오늘 우리 딸이 속상한 일이 있어 학원 못 가....."

그 내막을 알고 보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신학기 때라 선생님들이 바빠서 그런지 아침마다 지키고 있던 선도부도 없어 그냥 학교생활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학생부에서 교칙을 위반하는 학생들의 단속이 시작되었었나 봅니다. 딸아이의 친구는 곱슬머리라고 합니다.

담임선생님도 지나가는 선생님도

"너 머리가 왜 그래?"

"저 원래 곱슬인데...."

아무리 말을 해도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미장원에 가서 거금을 들여 스트레이트를 했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머리가 더 파마를 한 것처럼 나와버렸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학교를 갔는데 또 선도부에게 걸렸고, 점수 감점까지 따른다고 하고,  지나가던 선생님들조차 한마디씩 던지자,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며 학원까지 오지 않는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오늘 뉴스(한겨레)를 보니 일부 학교, 곱슬·갈색머리 학생에 ‘자연머리 확인증’을 발급해 주는 학교도 몇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연머리 확인증'은 최근 일부 학교들이 선천적으로 갈색머리, 곱슬머리인 학생들에게 발급해주는 '증명서' 라고 합니다. '자연머리'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의 확인을 받아 이 신분증을 하나 더 갖고 다녀야 된다고 하는...


남과 다르다는 것, 그것을 인정 해 주지 않기에 일어난 일인 것 같습니다. 한참 멋을 내고 싶은 여중,고생들, 눈에 보이지 않게 볼룸 파마를 해 다니기도 하고, 파우더와 립그로즈를 가지고 다니는 학생도 있긴 합니다. 그 교칙을 어기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해야 할 터, 점차 더 넓게 세계화 되어가고 있는 세상을 살면서 아이들의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머리 모양을 존중해야 줘야하는데, 확인증을 발급해 아이들을 특별 관리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획일화된 사고에 매몰돼 있다는 징표인 것 같았습니다. 확인증 발급을 한 학교에서는 불편한 시빗거리를 줄일 수 있어 오래 전 도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확인증을 발급하지 않는 학교에는 처음부터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여 곱슬머리나 노란머리를 가진 학생을 머릿속에 외워 학생지도를 하고 있어 그런 건 필요 없다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많은 사람들이 국제결혼까지 하고 있는데 '자연머리 확인증'이라니, 마음 씁쓸할 뿐이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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