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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 남편의 작은 배려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고3인 딸, 고2인 아들 연년생입니다.
녀석 둘 내 키를 훌쩍 넘기는 것 보면 나 역시 늙어감을 느끼게 됩니다.
세월이 참 무심합니다.
제법 총명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 놓아버리는 기분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럴 땐 너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드신 적 없으십니까?
이럴 때 챙겨주는 가족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1. 나를 보고 웃는 밥솥의 생쌀?
며칠 전,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였습니다.
밥솥에 밥을 해 두고
녀석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도 만들었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반찬도 꺼내 놓고 숟가락까지 놓았습니다.
"얘들아! 밥 먹어."
아이들을 불러놓고 밥을 담으려고 밥솥 뚜껑을 열었는데
'어? 이게 왜 이래?"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어쩌지? 밥솥을 곱기만 하고 버튼을 안 눌렸나 봐."
"할 수 없지 뭐. 얼른 누룽지라도 끓여!"
공부하는 아이들 굶겨서 보내는 건 안되니 말입니다.
"..................."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얼른 물을 올리고 가방을 챙기는 동안 끓어냈습니다.
너무 황당했습니다.
2. 약 봉지에 적어주는 남편의 작은 배려
몸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이도염이 있어 귀가 자주 아픕니다.
손만 대지 않으면 괜찮을 터인데 가려워서 자꾸 손을 댑니다.
"그만해! 간지럽다고 자꾸 건질면 어떡해!"
"간지러워 미칠 것 같단 말이야."
그러다 보면 귀는 퉁퉁 붓고 막혀버려 들리지도 않습니다.
할 수 없이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하고 약을 받아옵니다.
하루에 세 번, 잊음이 헐렁하여 꼬박꼬박 챙겨 먹지도 못합니다.
며칠 전, 너무 고통이 심해 저녁 먹고 난 후 약을 먹었는데 안 먹은 줄 알고 또 먹어버렸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당신, 약 금방 먹었잖아."
"그랬나?"
"이 사람 큰일 나겠네."
약물 오남용이 걱정되었는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약봉지 하나 하나에 먹을 날짜를 기록해 줍니다.
남편의 작은 배려로 이제 두 번 먹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의 모자람 채워주는 당신이 내 곁에 있어 축복입니다.
그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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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려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답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부부가 서로 서로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주면서 사는 모습~~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답글
사랑이 느껴집니다.
행복하신 것 같아요 ^^
답글
와~~남편분 정말 다정하세요~~
어쩜 저리도 자상하실까요?
답글
적은 배려가 행복과 직결되죠
잘보고 갑니다.
답글
저도 아내에게 작은 배려나 작은 관심을 보여줘야하는데...
말이 쉽지 잘 안되네요... 뒤통수 맞은듯한 느낌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답글
보기좋은 모습이네요, 부부는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 이상으로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요즘 건망증이 심해지는데 자주 메모하는 습관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외이도염도 그렇고 속히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저녁노을님 저도 그런적 있는걸요뭐... ^^
살면서 깜빡은 누구나 하는거에요~ ㅎㅎ
답글
서로 위해주고 사시는군요.
부럽습니다.
답글
멋진 남편이십니다. ^^
행복한 하루되세요~!
답글
아니 저녁 노을님이 편찮으신거예요?
저도 어렸을때 물놀이만 하면 귀가 아팠었어요.
요즘은 그래도 괜찮긴 한데 물놀이 하고나면 귀가 간지럽긴 해요.
얼른 나으셔서 ㅎㅎ 바깥분 걱정 안하시게 건강 찾으셔요.
답글
와 행복한 모습이 부럽습니다^^
답글
쩝...반성하고 갑니다.
아내에게 좀 신경을 써야 겠네요.
답글
남편분의 마음씨가 참 아름답네요.
정말 약도 오용하지 말아야 하는데 저런 세세함까지도 ^^
부러워요.
답글
약봉지 정말 감동이네요~
답글
훈훈한 이야기네요.
늘 행복하세요
답글
따뜻한 사랑이 보여서 너무 좋아요^^
잘 보구 갑니다..!!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따뜻하고 행복한 모습입니다...
답글
저도 곧 애기가 태어나는데,
정말 좋은 남편이 되고 싶네요.
지금처럼.... ㅎㅎ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