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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조카 둘의 유학, 남편의 제의에 선뜻 응한 이유

by *저녁노을* 201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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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둘의 유학, 남편의 제의에 선뜻 응한 이유




사람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집집 마다 하나 아니면 둘뿐
고모도, 이모도, 삼촌이란 단어도 모른 채
나만 아는 독불장군으로 지내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시댁 형제는 6남매입니다.
남편의 바로 아래 남동생 둘은 아이들이 고만고만 사촌 형제들의 나이가 6개월 정도 터울로 서로 잘 어울려 지냅니다. 방학이 되면 삼촌네로 며칠씩 쉬었다 오가곤 합니다.

이번 겨울방학은 조금 다른 움직임이었습니다.
중1인 막내삼촌 아들 녀석이 사춘기가 찾아왔는지 공부하라면 반항하듯 동서와 매사가 부딪혀 잦은 다툼이 있어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걸 보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단단한 결심을 하고 무서운 삼촌네로 온다는 조카가 대견했습니다.
"죄송하고 고마워요. 형님."
"아이들 인생이 달린 문제잖아. 괜찮아."
혼자 보다는 둘이 나을 것 같아 고1인 인천조카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조카 둘이 우리 집으로 온 지 보름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동서와 카톡을 하면서
'주위에서들 그리하는 숙모가 어딨냐며 부러워들 하네요.'
사실 조카들이 집에오면 일거리는 배로 늘어날 것입니다.
먹거리, 빨래, 뒷치다꺼리 한둘 아니며 귀찮고 힘든 일인 줄도 압니다.

하지만, 힘든 일인 줄 알면서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대학생이 되는 고3 딸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누가 대신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과제를 내주고 확인을 하고 모르는 건 가르쳐주는 멘토가 필요합니다.
시간대별 다이어리를 만들어 하루하루 실천할 양만 내준 후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그저 학원 보낼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입에 넣어주는 공부는 제 것이 될 수 없습니다.
혼자서도 계획을 짜고 실천하고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자립심이 제일 중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카 둘은 누나 말을 잘 듣는 편입니다.
모르는 건 물어가며 또 터득해가며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과제를 조금 줄여주기도 하고,
사촌들이 어울려 노래방도 가고,
카페에 들려 맛있는 커피도 마시며 이야기도 나누고,
영화도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둘째, 내가 받았던 것 누군가에게 되돌려줘야 하기에....


우리 세대는 형제 집에서 먹고 자면서 꿈을 키워왔습니다.
저 역시 큰오빠네에서 여고 시절을 공부하고 먹고 자고 학비까지 받고 자랐습니다.
큰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짊어져야 했던 그 책임감으로 올케의 친정식구와
동생들을 데려다 공부시켰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오빠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고모네에서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을 합니다.
"여보! 나 고모 집에 다녀왔어."
"혼자? 잘하셨네"
"근데. 문을 열려있는데 고모님은 없어 사 간 빵 그냥 두고 왔어."
"메모도 안 해 놓고 온 거야?"
"응."
"참나, 누가 갖다놓은 지도 모르고 나쁜 거 들었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먹어?"
"설마! 나중에 당신이랑 같이 가면 그때 말하지 뭐."
".............."
"전화라도 해 드려. 맛있게 드시라고."

남편은 그래도 가끔 고모님을 찾아뵙고 있었습니다.

넉넉잖은 살림이면서도 고모님 역시 혼자 몸으로 1남 3녀를 키우면서도 오빠(시아버님)에게 쌀만 받고 조카들 데려다가 먹이고 재웠다고 합니다.
그런 고마움....
형제자매에게서, 어른에게서 받고만 자란 우리 세대이기에
남편의 제의에 선뜻 응했고 방학 동안 조카 둘을 우리 집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이제 어른들에게 받았던 것 조금이라도 나누며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 한 없는 사랑, 반이라도 되돌려주고픈 마음으로...




"숙모! 숙모가 해 주는 음식이 최고예요."
"숙모!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요."
"숙모! 잘 다녀오세요."
"숙모! 제가 도와드릴게요."
성격도 좋은 두 녀석, 하는 짓도 너무 예쁩니다.
 

학교, 학원 갔다 와서 집에 오면 하루 1시간도 공부하지 않았다는 조카 녀석
"숙모! 처음 사흘 동안은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4일부터는 궁덩이 붙여 공부하는 재미를 들였다고 말을 합니다.


이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서도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조카들이 되었음 하는 바람뿐입니다.
아마 그럴겝니다.^^

먼 훗날 사촌들이지만 형제처럼 자라주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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