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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목욕탕서 서로 때 밀어주지 않는 친구?

by 홈쿡쌤 200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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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 학교를 마치고 나면 학원가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늘 곁에 있는 친구와 경쟁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래도 남자 녀석이라 그런지 휴일 날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공도차고 독서실도 다니고 있습니다. 며칠 전,

“엄마! 나 친구랑 목욕탕 가도 돼요?”
“어쩐 일이야? 목욕탕엘 다 가려하고...”
아토피도 약간 있고 해서 샤워정도로 씻고 있는 녀석인데 무슨 일인지 목욕탕엘 간다고 합니다.

“가도 되죠?”
“그래 갔다 와. 근데 장난 너무 치지 말고...공공장소니까.”
“엄만, 내가 어린앤 줄 아셔~”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들어온 아들에게

“친구랑 서로 등 밀어 주기 했어?”
“아뇨. 등 미는 기계에 하고 말았는데....”
“아이쿠~ 녀석 친구랑 가서 등도 서로 등도 안 민 거야?”
“더럽게 왜 그래? 그냥 혼자 하면 되지...”

아직 어린 녀석들은 등을 밀어주면서 정이 쌓여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습니다.

마음까지 내 줄 수 있는 게 진정한 친구인데 말입니다.

허긴, 등밀이 기계가 없을 때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면 처음 보는 사람과 바로 옆에 앉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서로 밀어주곤 했는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였습니다. 점차 개인적이고 나밖에 모르는 아이로 키워온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였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가르친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자기들의 생활방식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며 살아가는 것 같은........어른들만의 적자생존의 법칙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아이들에게도 그런 방식만 올바르다고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언제 한번이라도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배우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되어가고, 또 그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되는 삶을 살고 , 그런 잘못된 삶의 방식을 또 그들의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벌하지만 돈만 많으면 되는 세상을 원하는가, 아니면 조금은 가난해도 좀 더 밝고 따뜻한 세상을 원하는가. 잠도 못자고 놀지도 못하고 오직 공부만 강요받는 아이들과, 잠도 잘 만큼 자고 놀기도 놀 만큼 논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만들어 갈 세상을 말입니다. 어느 쪽이 더 살만한 세상일까요?


또 새 정부가 들어서자 방과 후 수업 운영 규정이 사라져, 0교시, 심야 보충수업 부활이 허용되고 방과 후 수업에 학원 강사의 초빙 강의도 가능해져 학교가 학원화 되어가는 실정....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디로 내 몰고 있는 것일까?

백년대계라고 하는 교육이 똑 바로 가고 있는지 의문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추적추적 봄비내리는 날,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하는 녀석이 안쓰럽습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서로 껴안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까지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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