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3. 6. 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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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심한 나를 감동시킨 남편의 한 마디





지난 금요일 아침은 남편의 부재로 더 바쁜 하루였습니다.
이튿날 비가 와서 아들은 학교에서 자전거를 두고 왔기 때문입니다.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늘상 같은 일상이었는데
"엄마! 나 자전거 학교에 있어."
"뭐? 그럼 태워줘야 하잖아!"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아침밥 차려주고 머리 감고 화장하고 뒷설거지까지 했습니다.
설거지하면서 여름이라 너무 더운 기온으로 그냥 두고 가면 상할 것 같아 냄비에 가스 위에 올렸습니다.
얼른 끓여놓고 가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걸 그냥 두고 출근을 해 버렸던 것입니다.

6시 조금 넘어 집으로 돌아온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당신 가스 위에 뭐 올려놓고 갔어?"
"감자 옹심이 국이야."
"당신 가스 불 안 끄고 갔지?"
"내가?"
"정말 천만다행이다. 냄새도 없고 들어오니 가스 불 소리 때문에 세게 틀어놨으니.."



냄비 밑 바닥은 더 깨끗해졌습니다. 냄비에 담긴 국자와 주위에 있던 고추장 통이 다 찌그려졌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아침 7시 20분부터 11시간 정도 가스 불 위에 있던 냄비는 더 깨끗해져 있었고,
그 속에 담아둔 국자는 녹아내렸고, 가까이 있었던 고추장 통도 오그라들어 있었습니다.

역시, 냄비는 좋은 걸 사용해야 하는 걸 느꼈습니다.






나 : 금방 끓여놓고 나가려고 그랬는디
남편 : 돈 벌었어
나 : 왜?
남편 : 집 안 태웠으니 말이야.
나 : ㅎㅎㅎ
남편 : 당신이 복을 많이 지었는가 보다





뭐라 큰소리칠 줄 알았는데 남편의 말에 감동 받고 말았습니다.
하긴, 그렇게 된 일 되돌릴 수도 없는데 야단해봤자 뭐하겠습니까.

차츰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남편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때 같으면 꼭 한마디 했을 터인데 말입니다.

온종일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나의 깜박 증으로 큰일 내겠구나'
남편이 뭐라 하기 이전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이제 진정 서로 위하는 부부가 되어가나 봅니다.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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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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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화를 낼 수도 있는데..
    말을 저렇게 해 주시다니..
    정말 좋으신분이네요

    2013.06.18 10:02 [ ADDR : EDIT/ DEL : REPLY ]
  3. 행복한 모습!! 너무 좋고 부럽습니다.. ^^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세요!!

    2013.06.18 10: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큰일 날뻔 하셨네요~
    남편분께서 발견하셔서 다행입니다. ^^

    2013.06.18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5. 늙어간다는 게 이런게지요
    남편의 너그러움으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2013.06.18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6. 뜨개쟁이

    감동~^^
    우리집 남자라면...휴~ㅎ

    2013.06.18 10:14 [ ADDR : EDIT/ DEL : REPLY ]
  7. 마음의 여유가 있는 모습이 너무 멋집니다.
    그나저나
    큰일 날 뻔 하셨네요.ㅠㅠ

    2013.06.18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멋진 남편분이시네요~ 부러워요~
    오늘도 힘내서 아자아자~ 파이팅~

    2013.06.18 1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남편분이 너무 멋지신데요~~~~^^

    2013.06.18 10: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남편분이 마음이 넓으신가 봅니다.. 저라면 아마 난리쳤을텐데.
    그 넓은 마음을 배워 갑니다...
    말씀처럼 화재가 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3.06.18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그린레이크

    큰일 날뻔했구만요~~^^*
    그래도 천만 다행이예요~~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이 있지 싶은데~~그리 말씀해 주니 괜히 더 고마우실듯해요~~

    2013.06.18 11:03 [ ADDR : EDIT/ DEL : REPLY ]
  12. 큰일 날뻔 하셨네요
    제가 만약 이런일이 있었다면 저희 남편은 어땠을까요?
    몇날몇일 잔소리에 시달렸을거에요
    존경합니다~ 노을님 남편분~

    2013.06.18 1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훈훈한 모습이네요~ ^^
    오늘도 편안한 하루 되세요~

    2013.06.18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두분의 금슬이 이리도 좋으시니 부럽습니다~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가끔 출근 준비에 바빠서 무언가 올려놓고 까먹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타는 냄새에 놀라서 가스불을 끈답니다ㅠ

    2013.06.18 1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남편분 멋지네요. ^^
    그리고 정말 다행이예요.

    2013.06.18 1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오... 맞아요 보통 같으면 버럭 ! 댔을 일인데
    저렇게 말해주면 너무 고마울것 같네요 ^^

    2013.06.18 1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너무너무 자상하네요 ㅎㅎ
    정말 행복이 느껴져요~ ^^

    2013.06.18 12: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ㅎㅎ부부끼리 서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참 좋은것 같아요~
    아마 노을님네 아이들도 그 영향을 받아 사랑스러울 듯 합니다 ^^

    2013.06.18 13: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 ㅎㅎ

    2013.06.18 16: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들인데...
    같은 말이라도 정말 정감이 가는 대화들입니다..
    언제까지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2013.06.18 16: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비밀댓글입니다

    2013.06.19 12:28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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