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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모니터로 안내하는 '병원 대기실'

by 홈쿡쌤 20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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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로 안내하는 '병원 대기실'




 일교차가 심한 탓인지 아들 녀석의 감기가 심합니다.

중간고사 기간인데도 축 늘어져 잠만 자고 있는 녀석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할 수 없이 학교를 마치고 온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향하였습니다. 나 역시 퇴근을 하고 가야하기에 제법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생겼다는 아동병원은 직장인들을 위해 밤 12시까지 진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찾아 가 보았습니다.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많은 아이들이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또 엄마 손을 잡고, 등에 업혀 막 들어서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저~ 얼마나 기다리면 되나요?"

"저기 전광판에 이름이 나올 겁니다."

"네?"

"저어기요."

간호사님이 가리키는 곳으로 눈을 돌리니 정말 우리 아이이름이 맨 아래 떠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기다리면 되겠네요."

"알겠습니다."








▶ 모니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와 함께 진료 순서를 알려줍니다.



▶ 딩동!~ 박 00님께서는 2진료실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명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우리가 병원을 찾을 때면 늘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낍니다.

미리 접수를 해 놓고 간사람, 예약을 해 놓고 간사람 등등...

그냥 메모지에 순서대로 적어놓고 환자들을 들여보내는데, 기다리다 보면 내가 먼저 왔는데 왜 먼저 진료를 받아? 하고 의문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우리의 관습은 '아는 사람 있으면 다 통해!' 라는 생각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차례차례 진료를 하고 바꿔치기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들 차례는 금방 찾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병원 대기실에서의 기운없고 맥빠지는 기다림의 시간을 알려주는 것,
자그마한 일에도 나를 생각 해 준다는 마음 가지게 되니 크지 않아도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환자를 생각하는 배려의 서비스인 것 같아 흐뭇하게 진료를 받고 나왔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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