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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단기방학으로 '여름휴가 포기하는 부모'

by 홈쿡쌤 200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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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방학으로 '여름휴가 포기하는 부모'

 

 ‘가정의 달’ 5월이 열렸습니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 등 의미 있는 날들이 숨 가쁘게 꼬리를 뭅니다. 그리고 아이들 단기방학까지....


  단기방학은  ‘가족 간 유대 증진, 체험 활동을 통한 바람직한 인성 함양,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휴업일 운영으로 지역 문화 활동 활성화, 휴가의 질적 개선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토대 마련을 목적으로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재량휴업(단기방학) 활성화 방안’에 따른 조치입니다. 현재 대다수 학교들은 5월 4일부터 최장 9일 동안 단기방학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며칠 전, 중학생인 딸과 아들이 용지 한 장을 내밉니다.

“엄마! 우리 단기 방학 한다.”
“언제야?”
“5월 6일부터 9일로 4일간...”
“근데 너희 둘 같은 날짜야?”
“같은 날인 것 같아요.”
“다행이네...”
“에이~ 싫은데...”

“딸! 왜 싫어?”
“또 동생 밥 챙겨주는 건 내 차지잖아~”
“엄마~ 우리 어디 여행가요.”

“안 돼~ 엄마는 단기방학 안 해”

“왜요?”
“꼭 다 하는 건 아니야.”

“시험도 다 쳤는데 우린 뭐해요?”
“글쎄...학교에는 안 갈거니?”

“엄마는 창피하게 학교는 왜 가요?”

“창피하긴 왜?”
“아무도 안 가요. 그냥 집에서 놀지...”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학교에 오지 않겠다며 용지 한 장 내는 아이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단기방학 4일과 쉬는 토요일 일요일 어린이날, 석가탄일까지 9일을 쉬게 되는 것입니다. 토요일 일요일이야 함께 할 수 있지만, 정말 단기방학기간에는 아이들만 집에 있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다행이 우리 집은 중학생이라 점심 준비를 해 놓고 가면 챙겨 먹을 수 있는 나이라 다행이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단기방학일까? 학교에서는 신학기에 벌써 단기방학 계획을 세워 연간 수업일수를 다 잡아 놓은 상태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과학기술부에서는 슬그머니 발뺌을 하며 단기방학 프로그램을 실시하라는 공문 하나만 내려놓고 ‘학교장’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사실 단기방학을 하면 그만큼의 수업일수를 잡아먹기 때문에 방학기간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방학에는 어떤 다른 방법들을 찾아 알아서 해결하며 지내지만, 이렇게 며칠 전에 단기방학을 한다고 통보를 하면 학부모로서는 한심할 수밖에....


이제 초등학교에 보낸 후배는 한숨만 푹푹 내 쉽니다. 부부는 출근을 하고 아이 둘을 마땅히 맞길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주 멀리 시집을 와서 친정에 의지하기도 그렇고, 한참  모내기와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시댁을 보내자니 그것도 안 될 것 같다며,
“언니! 나 여름에 가는 휴가 포기하고 지금 낼까?”
“그렇게라도 해야지 어쩌겠니?

“짜증나. 뭐가 그래? 언닌 또 왜 안 쉬는 거야? 우리 아이나 좀 봐 주지...”
“그러게....학교마다 실정이 다르니 그렇지.”


그래도 단기방학을 한다면 학생들에게 유익하고 도움이 될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자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과 연계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 해 축제를 여는 것도 의미 있는 단기 방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보육교실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연극, 독서논술, 영어회화, 한국무용, 축구,베드민턴 등 여러 강좌의 특기적성반을 운영하기로 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의 참여가 미비한 것 같습니다.
이번뿐 아니라 10월이면 단기방학이 또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무슨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은.... 집단 성폭행으로 이어지는 대구의 실정을 보아도 빈집에 아이들만 두기도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나 또한 아이 둘만 집에 있게 하기가 뭣하여 ‘청소년회관’과 ‘시립독서실’을 이용하여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간 공부 때문에 놀지 못했던 친구들과 실컷 놀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딸아이에게 동생 점심을 챙겨 먹여야 하는 일을 부탁해야 합니다. 그리고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지만  점심 반찬까지 챙겨놓고 출근을 해야하는 ...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였습니다. 한 치 앞도 못 보고 왔다 갔다 하는 흔들리는 교육 때문에 학부모들에겐 불신만 더 심어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여러분 아이들은 어떻게 보내기로 했나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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