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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숙제 해 주고 돈 받는 중학생?

by 홈쿡쌤 200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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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숙제 해 주고 돈 받는 중학생?



  며칠 전, 초등 티를 벗고 중학교 1학년이 된 아들 녀석의 목에는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어? 뭐야? 목이 왜 그래?”

놀란 토끼 눈으로 목소리 톤까지 올라가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친구랑 한판 떴어요!”
“싸웠단 말이야?”
“네.”

떠들고 놀다가 선생님에게 들켜 벌을 서고 있는데 친구가 너 때문이라며 시비를 걸어왔나 봅니다.

“열라 짱 나게 하잖아!”

“그렇다고 싸우면 어떻게 해? 선생님께 혼났겠다.”

“아뇨. 쉬는 시간에 한판 붙어서 선생님 몰라요.”

친구는 자기보다 더 많이 다쳤다고 말을 하면서

“내가 이겼어요. 잘했죠?”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 일렀건만, 남자들의 세계는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랑 싸우는 건 잘못이야. 말로 해야지...”

“짜식은 돈 받고 친구 숙제 해 주는 나쁜 놈이란 말이야.”

“뭐? 이게 또 뭔 말?”
말을 해 놓고 보니 엄마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처럼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그만 실수로 흘러버렸기에 아들은 솔솔 불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에서 내 준 문제집 풀어가기 숙제를 500원 ~ 1000원을 받고 쉬는 시간에 대신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부탁하는 친구들이 많아?”
“가끔 있어요.”

“그건 나쁜 짓인데....”
“그러게요. 차라리 숙제 안 해가면 될 텐데 왜 그러는지 몰라요.”

“..................”


우리가 어릴 때에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가방도 들어주고 숙제도 가끔 대신 해 주곤 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돈으로 해결하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자칫 돈이면 다 해결 된다는 생각 가지지나 않을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허긴, 일기 쓰기와 독후감, 체험학습보고서, 각종 만들기 등 학생들의 방학숙제를 도와주는 도우미 사이트들이 현재 수십여 개에 달하고,  또 독후감 등 글쓰기는 A4 용지 한 장당 1만원, 만들기는 5∼6만원씩 받고 있다는 얘기,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못된 것은 먼저 알게 되어 있지만 본인의 의사보다는 부모의 의견에 따라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남이 대신 해준 숙제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아이들에게 못된 것을 가르치고 있는 사회풍토가 얄밉기만 합니다.


이 모든 게 우리 어른들의 교육정책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0교시 부활, 우열반 편성 등 정부정책과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사교육 바람이 잔뜩 들어 따라 춤추는 부모들 또한 일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 가지도 못하는 내 아이에게 학원으로 내 몰면 공부 잘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있지 않나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아이, 집안에서의 행동과 학교에서의 행동 다르다는 사실 깨우쳐야 할 때가 참 많습니다.
 ‘내 아이는 절대 안 그래!’
 ‘내 아이는 달라.’ 하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겉으로 보기에는 순진하고 그저 착하기만한 아들인데 학교에서 친구와 한판 뜨는 우리 아들을 봐도 알 것입니다.
  곤히 자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내려다 보니 왜 이렇게 마음 씁쓸해집니까?


댁의 자녀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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