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에 나란히 놓인 양파 두 망
장마 때문인지 비가 오락가락 거립니다.
어제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양파 두 망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 이게 뭐야?'
분명 한 망이었는데 두 망이 나란히 서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많은 걸 언제 다 먹지?'
혼자 궁시렁 거렸습니다.
밤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여보! 저 양파 뭐야?"
"아! 그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처음 양파를 사 올 때는 트럭을 끌고 다니며 파는 아저씨가
'양파가 왔습니다. 양파가 왔습니다. ♬ ♪
한 망에 6천 원 ♩'
그 소리에 끌려
'왜 이렇게 싸?' 하면서 사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어느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데
여대생이 "아저씨! 양파 하나만 사 가세요."
"얼마야?"
"5천 원입니다."
'어? 며칠 전에 산 것보다 천 원이 더 싸네'
또 한 망을 덥석 사버렸다고 합니다.
사실은 딸아이 또래인 여대생이 양파를 팔고 있어 더 궁금했던 것.
사연을 듣고 보니 방학을 맞아 시골에 갔는데 양파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의 시름이 커지자
할 수 없이 들고 나와 아파트 앞에서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효녀냐!"
마음 약해서 또 하나 사 들고 왔다고 말을 합니다.
"김치 담글 때도 갈아 넣고 매일매일 볶아먹자!"
"그래야겠네."
우리 집 식탁엔 늘 양파가 올라가고 있답니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니
애써 지은 농사, 밭에서 갈아엎어 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소비자로서 싸게 먹어 좋긴 하지만,
한 편으로 마음 씁쓸한 날이었습니다.
양파 볶음,
양파 김치,
양파지
양파 엑기스
여러분도 몸에 좋은 양파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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