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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형님~ 제가 더 고맙습니다.!

by 홈쿡쌤 2008.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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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림아 통장에 15만원 입금 해 놨다. 세탁기(값을) 많이 못줘 미안 하구나 그리고 정말 미안타 건강해'


내 나이 서른 셋, 남편 나이 서른 넷 늦은 결혼을 하였습니다. 시댁에는 6남매로 남자 5명에 바로 위 시누는 고명딸입니다. 시골에서 없이 자란 탓에 남자들은 대학 공부를 다 했지만, 여자라는 이유하나로 여고만 졸업을 한 조금은 손해 본 인생을 살아 온 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뿐이라 그럴까요? 우리 시어머님과 동생들에겐 더 없는 딸이요 누나입니다. 보통의 여자들은 친정에 오면 가져갈게 뭐 없나? 한다는데 형님은 그저 주기가 바쁩니다. 무엇이든 나눠 가지려 하고 비싸진 않지만 시어머님의 옷은 혼자서 다 사 나르기도 합니다.

“우와~ 넘 곱다”

빙그레 웃으시는 시어머님의 미소는 행복으로 가득합니다.

아마 엄마에 대한 사랑 가득 들어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남편의 술수에 넘어간 엎드려 절 받기 란 글을 올린 적 있습니다.


휴일 날, 남편과 함께 반찬거리와 수박 한 통을 사서 시어머님을 뵈러 시골로 가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메시지 하나가 들어옵니다.

“어? 여보~ 부산고모야~”
“왜?”
“세탁기 값 15만원 송금했다고 하는데?”
“난 50만원 줬다고 했는데 왜 그것 밖에 안 줘?”
“엥?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돈 받자고 전화 한 거 아니잖아?”
“그건 아니고, 그래도 당신 기분 좋지?”

돈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속으로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참~ 농담도 못하겠구먼...”


얼마 전, 어버이날을 맞아 선물한 세탁기를 사 주고난 뒤, 괜스레 내게 마음 쓰였는지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누나~ 엄마 세탁기 아림이 애미가 사 줬는데 와 아무 말도 엄노?” 하면서 장난을 친 적이 있습니다. 그랬는데 15만원을 송금하면서 미안하다는 말까지 하는 시누입니다.


 

어머님과 함께 마루에 앉아 수박을 나눠 먹으며

“엄니~ 부산고모가 세탁기 값 15만원 보내왔어요.”
“와~ 그것만 준다 카더노?”
“엄니도 제가 사 드렸는데 고명딸이 보탠 거죠.”

“절반은 낸 거네.”

“네. 전화 오면 고맙다고 말씀드리세요.”
“오냐, 알것다.  니도 고맙데이~”

에고고...또 부끄럽게 만드는 어머님이십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그런 기분......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가족은 바로 이런 맘으로 살아가는 가 봅니다.


형님~

제가 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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