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묘지 때문에 죽어가는 '소나무'

by 홈쿡쌤 2008. 6. 10.
728x90
반응형
  묘지 때문에 죽어가는 '소나무'

 

  현충일, 아이 둘 중학생이 되니 따라 나서지를 않아 남편과 둘이 가까운 월아산을 다녀왔습니다. 불교박물관이 있는 청곡사 뒤편에 자리한 해발 482m로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하는 내게 오르기 적격인 산입니다. 연두 빛 잎들이, 맑은 공기가, 시원한 산들바람이, 자연이 주는 축복 누리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잘 가꾸어진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 유유히 흘러가는 남강을 바라보고 흠뻑 젖은 땀 바람결에 식힐 때의 그 기분......


“우와~ 너무 좋다.”

“이 맛에 산을 오르나 봐!”


함께 나란히 손을 잡고 내려오면서

“여보~ 우리 응석사로 내려가자.”

“길 알어?”
“몰라 가보면 나오겠지 뭐...”

팻말을 보고 내려와도 끝이 보이지 않자 난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 길 모르지? 다시 올라가야 되는 것 아냐? 난 못 가~~”

응석을 부리며 힘들어하자

“남편을 그렇게 못 믿으면 어떻게 해?”

“.........”

옥신각신 다투고 투덜거리며 내리막길을 걷는데 눈에 들어오는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어? 저 소나무는 왜 저래?”
“죽은 것 같은데....”

“껍질을 잘라 놓았으니 죽을 수밖에...”
“왜 그랬지?”
“아마 소나무가 무성해 무덤 그늘진다고 그랬나? 아님 뿌리가 묘를 파고 들어 온다고 그랬을까?”

“너무 이기적이다. 소나무는 죽어도 괜찮고?”


 내 조상만 생각하고 자연은 훼손해도 되는지 참 마음 야릇했습니다.
올라오는 입구에 ‘수목장’이 있다는 표지판을 봤는데 너무 비교되는 장례문화였습니다.


현재 국토의 1%를 ‘묘지’가 차지하고 있고, 그 면적은 4800만 우리 국민이 살고 있는 주택 면적의 절반에 이르고, 여전히 해마다 여의도 면적 크기의 산림이 묘지로 사라지고 있고, 이러한 현실에서 화장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장례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목장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수목장((樹木葬)이란?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의 하나로,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장 형태로 사람과 나무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OOO할아버지 나무'란 작은 팻말만을 남깁니다. 산림훼손이 전혀 없으며 벌초 등 무덤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살아생전에 나무(영생목)를 지정, 관리하는 산림보호의 장점도 갖고 있어, 스위스와 독일,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개혁 정책의 하나로 수목장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숲길을 걸으면 기분 좋아지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월아산 안내도와 산림욕 즐기는 법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철교 : 흔들흔들 장난끼 많은 남편이 재미있게 해 준다지만 사실은 무서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수목장 안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산하를 휘감고 도는 남강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월아산 정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죽은 소나무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수맥을 잘라버린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묘지의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런 모습을 한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늘을 드리운다고 그랬는지 가지를 잘라 낸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응석사 대웅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눈으로 몸으로 마음으로 담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시댁 뒷산에 나무 한그루 심고 수목장을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흙으로 돌아 갈 몸!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썩어 갈 필요가 있겠는가?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