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지인들과 어울려 김장하는 날
요즘 남녘에는 김장이 한창입니다.
여럿 되는 형제들이 모여 김장을 하기도 하고,
시골에서 부모님들이 택배로 날아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돌아갈 친정도 날아올 택배도 없어 이맘때면 늘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아이 둘 떠나고 나니 김장도 필요 없어 내 손으로 5포기 사서 만들어두었습니다.
며칠 전,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막내야! 김장했어?"
"응. 5포기"
"식구가 없으니 그렇제? 이번 주 토요일에 우리 김장 좀 해 주라."
"알았어."
주말마다 텃밭에 나가 벌레 잡고 물주고 키운 배추와 무라고 합니다.
같은 사무실에 다니는 지인들과 함께 김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옹기종기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직접 길러 처음 해 보는 김장이라 재미있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배추 물기를 짜고
김치가 완성되면 장독에 갖다 나르는 일을 합니다.
▶ 재료 : 무 30개, 물 20L, 배 3개, 마늘 300g, 청양초 300g, 생강 3쪽, 배 3개, 다시마 400g, 굵은소금
▶ 만드는 순서
㉠ 장독에 1/2 정도 물을 붓고 다시마를 우려냅니다.
㉡ 무를 깔끔하게 씻어 두고 독엔 소금을 녹여줍니다.
㉢ 무, 청양초, 마늘, 배 3개, 생강을 넣고 위에 소금을 뿌려 뚜껑을 닫아두었습니다.
얼마 있으면 잘 익어
우리의 식탁을 즐겁게 해 줄 것입니다.
손두부도 따뜻하게 데웠습니다.
굴을 넣어 만든 김장김치입니다.
김장땐 빠지면 섭섭한 돼지고기 수육입니다.
차려진 한 상입니다.
밖에서 형부가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돼지고기를 굽습니다.
보기만 해도 정겨운 모습입니다.
고기 굽는 냄새가 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금방 사 온 솥뚜껑이 잘못 놓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형부! 솥뚜껑이 거꾸로 인 것 같은데?"
"그런가?"
"이것 보세요. 기름이 빠지게 되어있잖아요."
"정말 그러네. 처음 하니 알 수가 있나!"
까르르...
까르르...
모두가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밑에서 장작을 넣어 불을 지피면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화로입니다.
그 위에 솥뚜껑을 올리고
기름 쫙 빠진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니
그 맛은 천하제일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게 사람 사는 재미 아닐까요?
배추김치 1통, 깍두기 1통
내 손으로 직접 만들었던 김장보다 더 많이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공감가는 이야기였다면
추천, 하트 ♡ 꾸우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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