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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보따리 장사가 된 여대생의 고달픔

by 홈쿡쌤 201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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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장사가 된 여대생의 고달픔

 

 

 

가을비가 토닥이는 날, 국정감사 자료로 한참 숫자에 빠져 있는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들어와 내 곁에 서더니

“선생님, 저 대학생인데요. 물건 하나만 팔아주세요.”

“네? 지금 정신없이 바빠요. 다른 샘한테 가 보세요.”
“양말도 있고, 아로마 향도 있어요.”

덩치에 맞지 않게 커다란 바구니에서 이것저것 꺼내 보입니다.

“됐습니다. 죄송해요.”

두드리고 있던 숫자도 헷갈릴 정도로 곁에 서서 설명을 합니다.

5분을 넘게 서 있는 게 안쓰러워 졌습니다.

“어디 한번 봐요. 대학생이 이 시간에 학교는 안 가요?”

“휴학했습니다.”
“혹 등록금 때문에? 이렇게 해서 얼마나 벌게...”
“다른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어요.”

다행히 국립대학을 들어갔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안 좋아지고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로 보따리 장사로 사회로 뛰어 든 당찬 아가씨였습니다.

“열심히 해서 꼭 졸업하길 바래요.”
“네 고맙습니다.”

이것저것 살펴보아도 딱히 살만한 게 없어 아로마향 3개가 든 것을 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인사를 꾸벅하며 돌아서 나가는 것을 보니 힘들게 공부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 애처로웠습니다.



 

우리 아이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부모가 물러 준 재산 하나도 없고, 혼자 힘으로 살아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경제는 더 발목을 붙잡는 것 같습니다. 점점 늘어만 가는 청년실업이라는 말을 들을 때 그저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었는데 학생의 모습을 보니 갑갑하기만 합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대학등록금, 소 키워 대학 보냈던 우리 때와는 너무 다른 변한 세상을 살고 있기에 부모님들의 등은 더 휘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듯,

지금 힘겨움은 미래, 내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잘 이겨내 주길 바라는 맘 간절한 날이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으로 인해 세상은 돌아 갈 테니 말입니다.

그녀가 남기고 간 책상 앞에 놓인 아로마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힘내세요.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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