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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구심 판정에 굴하지 않고 따낸 ' 멋진 야구 금메달'

by 홈쿡쌤 2008.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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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베이징=올림픽취재반

구심 판정에 굴하지 않고 따낸 ' 멋진 야구 금메달'
 

  저녁 7시를 넘긴시간이면 베이징 올림픽 야구결승대회가 열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집안일을 하다 보니 잊어버리고 가족들의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맑은 도마소리를 내며 뚝딱이며 밥상을 차려 거실에 갖다놓고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심상찮았습니다.

“야~ 얼른 TV캐 봐”
“왜요?”
“야구하는 것 같아. 환호성이 나는 것 보니 우리가 이기고 있는 것 같아. 얼른~”
“알았어요.”

  막 TV를 캐자 이승엽선수가 왼쪽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치고 운동장을 돌고 있는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쿠바 또한 1회 말 솔로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2:1을 유지 해 오다가, 한국은 7회 2사 후 박진만의 우익수 앞 안타와 이종욱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이용규가 오른쪽 담장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여 3-1로 달아났습니다. 그러나 쿠바도 7회말 2사후 벨이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려 다시 한 점 차로 따라붙어 3:2가 되었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대로 밀쳐두고 Tv 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9회 말 위기에 몰린 우리나라 쿠바 선수들이 하나둘 밀려나가자 룰을 모르는 딸아이

“엄마! 왜 저래?”
“스트라이크, 볼이 4개째가 되면 저절로 나가는 거야.”
“어떡케 해. 이제 1명밖에 아웃되지 않았는데...”
“그러게 말이야. 끝까지 지켜봐야지.”


  더욱이 구심의 볼 판정에 항의하던 강민호가 퇴장까지 당하는 불운까지 겹쳐지니 어둠의 그림자가 내려앉는 것 같아 애를 태우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울분에 못이긴 강민호 선수가 글로브를 집어던지는 것을 보고 있던 딸아이
"엄마! 저 구심이 누군지 몰라도 내일이면 우리나라 네티즌들 가만 안 있을 거야 아마~”
"저게 스트라이크지 어떻게 볼이야" 야구를 즐겨보지도 않고 룰도 잘 모르는 우리 딸이 억울하다며 열을 더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0.1초의 억울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던 우리의 핸드볼 선수들의 판정이 순간 떠 올랐습니다. 야구에서 까지 따라 올까 봐서...

  흥분한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다시 전력을 가다듬어 김경문 감독은 최대의 위기에서 정대현을 마운드에 투입했고 정대현은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자 베이징 야구장과 서울잠실야구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나 봅니다. 한국 야구 대표 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온 국민들에게 감동 가득한 드라마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13일 '난적' 미국과의 첫 대결에서 9회 8-7 역전극을 연출하였고, '복병' 캐나다, '숙적' 일본, '세계 최강' 쿠바를 잇달아 격파하며 한국야구의 위력을 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표현처럼 극적인 승부는 국민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고, 9전 전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대표 팀 영광은 길이 남을 것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메달 속에는 당신들의 열정이 들어있었습니다.
잘 싸웠습니다.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위기가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투혼 쏟아 준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너무 기쁜 마음 감출수가 없어 잠이오지 않을 것 같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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