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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2009년은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

by 홈쿡쌤 200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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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기축년(己丑年), 즉 소의 해입니다. 소는 대개 성실과 근면, 끈기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끔 큰 덩치와 느린 움직임 때문에 아둔하고 미련하다는 소리도 듣지만, 이는 우직함과 고집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띠생을 `끈기와 우직함으로 업무를 완수하는 일꾼들`이라고 믿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뚜렷한 개성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1961년 10월 27일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소띠’로 49년을 살아오면서 띠에 대한 불만 참 많았습니다. 나와 세 살터울인 언니는 58년 ‘개띠’로 누가 봐도 편안한 개팔자(?)였기 때문입니다. 육남매 중 남자아이 4명을 낳고 태어났던 언니는 바로 밑으로 내어난 막내인 나보다 더 공주처럼 자랐습니다. 허긴, 성격이 언니는 가만 앉아서 책보는 걸 좋아하고 난 밖으로 나돌며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늘 부모님의 사랑은 언니에게 더 쏠렸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자랐습니다. 언제나 열심히 움직이며 살아야 하는 게 나의 운명이러니 하면서 말입니다. 요행이라고는 따르지 않고 그저 일한만큼의 대가만 따라오는 그런 삶이었으니....


전통 농경사회에서 소는 풍요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농사일을 위한 필수적인 노동력인 동시에, 일상생활에선 달구지를 끌어주는 운송수단이었으며 급한 일이 생겼을 때는 목돈을 장만할 수 있는 비상금고의 역할까지 했습니다. 우리가 어릴 적에 소한마리는 집안의 기둥뿌리요, 가문을 일으킬 희망이었습니다. 소 한 마리를 팔아 큰오빠의 대학등록금도 내곤 했기 때문입니다. 자식들 공부시키기 위해 엄마는 농사일을 하고 아버지는 소를 시장에 내다 파시는 소장수였습니다. 5일장만 되면 이장 저장을 돌아다니시며 소를 5~6마리를 몰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항상 많은 소의 먹이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봄에는 소꼴을 베기 위해 꼴망태를 메고 다녔고, 여름에는 소를 몰고 가까운 산으로 소를 끌고 가곤 했습니다. 사나운 소가 뒷발질을 해 한 참 숨을 쉬지 못한 적도 있었고, 소 먹이러 갔다가 저녁때가 되어도 눈에 뛰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소를 찾아 동네사람들이 호롱불을 들고 온 산을 헤매기도 했고, 친구처럼 정이들은 소를 장날이 되면 팔러가는 것을 보고 많이 울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소가 이런 존재였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집안 전체의 화(禍)을 막는 데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이사한 뒤에 문에 소뼈나 소고삐를 매달아 두는 풍습은 나쁜 귀신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의미였고 소 꿈은 집안의 재력이나 집안의 길흉화복과 관련돼 있는 것 같습니다.

속담에 `꿈에 황소가 자기 집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거나

`소가 문밖으로 나가면 재물을 잃는다.`

`소의 형국에 묏자리를 쓰면 자손이 번창 한다.`는 말은 이 같은 조상들의 생각을 잘 드러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고 했고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고도 했습니다. 때문에 12간지 풀이를 보면 소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일복은 많지만 결국 집안에 부(富)를 몰고 온다.`고 쓰여 있고, 십이지 중, 소를 지칭하는 `축(丑)`은 달로는 음력 12월을 가리키며,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은 소의 속성이 씨앗이 땅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기 때문에 여기에 배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소는 평생 일을 합니다. 심지어는 자면서조차 앉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만큼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동물이 있을까?


「황소고집」이란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한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성미를 말합니다. 하지만 그 고집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부러지는 고집이 아니며, 스스로를 낮추고 먼저 다가서는 겸손함과 단절적인 변화와 변신도 불사하는 유연함이 있는 고집입니다.  소가 상징하는 근면과 성실 그리고 이런 뚝심의 미덕은 바로 2009년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될 것입니다.



2009년 3월 1일 삼일절이 일요일,

2009년 5월 2일 석가탄일이 토요일,

2009년 6월 6일 현충일이 토요일,

2009년 8월 15일 광복절이 토요일,

2009년 10월 3일 개천절 및 추석이 토요일


쉬는 날이 별로 없는 2009년인 것 같습니다.

좋지 않은 경기, 많이 움직이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 아닐까요?


2009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의 밭에 꿈의 씨앗들을 심으며 한해의 인생농사를 계획해 보십시오. 어쩌면 올해는 자갈밭을 가꾸는 일처럼 인생의 밭을 가꾸는 일이 힘겨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꿈의 씨앗들을 더 많이 심어두어야겠습니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더 많은 씨앗, 더 강한 씨앗을 뿌리며 생존을 이어가고 꽃을 피워내는 식물들처럼, 힘들고 치열해지는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우리들의 마음 곳곳에 꿈의 씨앗들을 심어두는 일입니다. 꿈을 심어둔 곳이라면 그곳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어려운 환경일지라도 마침내는 싹이 트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도시의 콘크리트마저도 뚫고나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고야 마는 민들레처럼.....


"황소"처럼 우직하게 한해를 준비할 때입니다.

묵묵히 제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우리 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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