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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추운날씨, 고드름과 유년시절이야기

by 홈쿡쌤 2009.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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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날씨, 고드름과 유년시절 이야기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나니 하나 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좀처럼 눈 보기 어려운 남녘이라 우리 아이들도 신이 났습니다.

“밤에 내려야 쌓일 텐데.”

“그럼 얼어붙어 차가 못 다녀 안 돼!”

아들과 남편의 말에는 같은 눈을 보고도 참 많이 다르게 표현한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눈이 쌓여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할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과, 눈이 오면 얼음판이 되어 교통대란이 와 사고가 많이 날 것이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남편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잠시 몇 시간 함박눈이 내리더니 햇살이 퍼지자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자리엔 찬바람만 쌩쌩 불어 올 분이었습니다.


이른 오전, 시어머님을 모시고 한의원을 다녀오면서 가스를 넣고 차가 너무 더러워 세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자동 세차를 하고 나오는 차들을 보니 전부 물방울이 그대로 맺혀있었습니다.

“손님! 날씨가 너무 추워 드라이가 안 되는데 그래도 하시겠어요?”
“드라이가 안 돼요?”
“네. 밤새 얼어 버렸습니다.”

할 수 없이 드라이를 하지 않아도 해야겠기에

“그냥 할게요.”

차를 자동세차기계 안에 넣고 앉아 있으니 쏴아 하고 물이 쏟아지며 깔끔히 씻어 줍니다.

잠시 후 드라이를 해 주는 곳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가까이서 보니 고드름이 꽁꽁 얼어 붙어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우와! 춥기는 춥나 보다.”

차를 움직여 밖으로 나와 걸레질을 하려고보니 표면에 붙은 물기가 바로 얼어 버렸습니다.

장갑도 없어 마른걸레질을 포기 하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오래만에 보는 고드름으로 인해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초가지붕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고드름 손으로 베어 물고 다녔고,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에서 스케이트 타고 놀던 유년시절이 말입니다.


 

*** 머리 속의 낡은 필름 ***


밤새 내렸을 새하얀 무서리가 텅 빈 들판을 덮고 있는 이른 아침 출근길 억새풀의 열매도,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느티나무도 잔뜩 움츠려 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파란 하늘이 맑게만 보이고, 바람결에 살랑 살랑 생존 본능을 위해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갈 준비를 하는 듯 억새풀도 활짝 웃으며 피어나는 건

아침의 곱고 따뜻한 햇살이 퍼져 나가기 때문이 아닐지...


문득, 벼를 베고 난 물이 고인 벼논에 얼음이 내 눈에 띄니 나의 어릴 적 얼음지치기하던 기억이 머리 속의 낡은 필름처럼 서치운다.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은 논이나, 연못에서 굵은 철사 박아 쓸매 만들어 오빠들과 함께 얼음지치기로 신이 났던 아련한 추억. 그 시절은 굵은 철사도 귀한 시절이라 아버지께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실 것을 썰매 만드는 데 사용을 해 다들 혼이 났지만,

난 막내로 태어났기에 오빠들이 노는 곳은 빠지지 않고 따라다녔고

"막내야!~ 타 오빠가 밀어줄게"하며

맨 먼저 태워 주곤 하여 동생 끔찍이 사랑했던 그 마음.

얼음 위에 돌리는 팽이치기 놀이.

찬바람에 높이높이 손수 대나무와 창호지로 만든 연날리기.


흙장난하며 맨 손으로 놀며 지내야 했던 60년대 손은 터서 피가 맺혀도, 콧물 쫄쫄 흘려도 감기쯤은 혼자서 이겨나가는 그 시절이었으니까.

가마솥에 소 죽 푹 고아 퍼내어 불려가며 터진 손 벗겨 내기도 하고,

돌멩이로 쓱싹쓱싹 닦아 내기도 했던 아련하고 정감 가는 겨울 속의 기억 아닐까요?


나 혼자 잔잔한 미소 띄워 보는 행복에 젖어 보긴 하지만, 이제 우리 인간이 숨쉬고 살아가면서 자연을 파괴 해 한겨울에 개나리가 피어나고, 마른 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는 현상으로

인위적으로 배출된 양이 많지 않을 경우에는 흡수원과의 자연적인 균형에 의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게 되나, 연간 인위적 배출량이 자연배출량의 3%만 초과하여도 흡수원과의 균형효과가 파괴되고 대기 중에 과도한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겨울도 짧아졌으며, 또 옛날처럼 그렇게 춥지도 않은 날이 많을 것이라 한다.


세상도 많이 변했듯 기후도 따라 변하는 것인가?

꽁꽁 열은 연못이나 강물 보기 어려운 겨울 보내고 있어 사계절이 뚜렷하여 살기 좋은 우리나라라고 하는 말을 바꿔야 하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의 모두가 안고 갈 숙제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 감사히 받아들여야 하며,

후손 대대 물러 줄 이 하나뿐인 지구 우리가 지켜가야 할 것이니......

언제나 어릴 때 놀았던 겨울의 놀이모습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을까?




나 춥다고 차를 너무 혹사시켰나?


그래도 아름다운 추억여행을 떠나온 기분입니다.

겨울다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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