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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약밥'만 봐도 엄마가 그리워지고 눈물이 납니다.

by 홈쿡쌤 2007.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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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만 봐도 엄마가 그리워지고 눈물이 납니다.


  오늘 블로그를 보면서 깐돌이님의 글 '우리 엄마' http://blog.daum.net/onecut1/11647786 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렇게라도 살아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입니다.
우리 엄마는 지질이도 못 살았던 시골에서 12살이나 차이나는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 때 나이 16살....
아무것도 없는 살림, 큰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아버지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지내며 번 돈은 고스란히 큰집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오두막집에 살림을 분가 해 육남매를 낳으셨습니다.

당신은 서당 대문 앞에도 가보지 않았기에 자식농사 잘 지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두 분은 허리가 휘도록 일하셨습니다. 남편이 소 장사를 하러 장에 나가고 나면, 자식 돌보는 일과 농사일, 집안일은 엄마의 몫이었습니다. 당신들 몸이 녹아내려도 알뜰살뜰 힘을 모아 육남매 모두 이 세상의 일꾼으로 훌륭히 키워내셨지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어머니 아버지 덕분임을 압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살아오시면서 효도 받을 만하니 이미 아버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더이다. 막내로 태어 난 제가 시집가는 모습도 보지 못 한 체....

몇 년을 엄마 혼자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가까이 살고 있는 우리 집으로 엄마를 모셔왔습니다. 치아도 안 좋고 하여 죽을 자주 먹었는데 나 역시 바쁘게 생활을 하다 보니 죽 끓일 준비를 해 놓질 않고 출근을 해 버려 남편에게 혼이 나기도 했었습니다.
"여보~ 들어 올 때 죽 끓일 수 있게 뭣 좀 사 와~"
"알았어요."
방앗간으로 가서 깨도 사고, 전복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약밥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와~ 너무 맛있어 보인다.'
단순히 그런 생각으로 한 봉지 사 들고 현관문을 들어서자 엄마는 나를 반갑게 맞으면서
"아이쿠! 우리 막내가 엄마가 약밥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았누?"
얼른 받아 들며 한 조각 입에 넣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채할까 걱정도 되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음~ 엄마가 좋아 할 줄 알고 내가 사 왔지."  혼자 속울음을 삼키며 슬쩍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고마워~ 잘 먹을게."
".............."

그랬습니다.
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그 때까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시집가서 아이를 둘이나 낳았는데 말입니다.
자라오면서 늘 자식들 먼저 챙겨 먹이고 당신의 배를 채워 오셨던 것을 압니다.

생선을 먹어도 뼈까지 발라 막내에게 먹이고는 당신은 머리만 쪽쪽 빨아 드셨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정말 몰랐습니다. 엄마가 약밥을 좋아하셨다는 것을....
당신이 제게 준 그 사랑 반도 드리지 못하였는데 홀연히 내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떡방앗간을 지날 때에는 약밥은 꼭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엄마가 그리워서 말입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세상에 단 한분뿐인 나의 어머니를 떠 올려 봅니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보고 싶은 지 모르겠습니다.

엄마!~

이 막내의 소리 하늘나라에서 들을 수 있기를 바래 보면서...

여러분의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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