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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도심 속, 고무통에 담긴 이색텃밭

by 홈쿡쌤 2009.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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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고무통에 담긴 이색텃밭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길을 나서다 보면 부지런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밤새 나온 박스를 리어카에 하나 가득 싣고 가는 할아버지,

새벽 장을 봐서 동네 앞 시장 어귀에서 팔기 위해 작은 손수레를 끌고 버스에서 내리는 할머니, 일찍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가게 아저씨,

모두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정겨운 이웃의 따스한 모습들입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 중의 하나가 붉은 콩나물 통이나 스티로폼에 심어놓은 갖가지 채소들을 보면 그저 기분이 좋아지는 건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파릇파릇 돋아나 꽃피우고 열매 맺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땅 한 뼘 가지고 있지 않아도 텃밭처럼 씨 뿌리고 가꾸어 놓았습니다. 늘 다니는 길인데 그냥 스치고만 다녔었나 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콩나물 통에 심어져 있는 호박과 오이 가지 상추 등이 일렬로 서 있는 이색 텃밭을 보았습니다. 커다란 빌딩 하나 없는 옹기종기 모여 사는 달동네입니다. 어제 내린 봄비 머금은 채소들을 보니 참 흐뭇했습니다. 오늘 저녁 식탁 위에 올라 가족의 행복 전해 주고, 건강 지켜 줄 테니까요.

출근도 잊은 채 차를 세워두고 혼자 신이 나서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문이 스르르 열리며 아저씨가 나옵니다.

“아저씨! 사진 좀 찍어도 되죠?”
“그걸 찍어서 뭐하게.”
“그냥. 신기하잖아요.”

시골에서 살다 도시로 떠나와 제일 그리운 게 텃밭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심어 먹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자라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고 말을 하셨습니다.




작은 싹에서 어느덧 결실을 맺은 그들만의 작은 텃밭, 야채나 농산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준 작은 소일거리가 생활의 활력을 주었을 것이고, 그래서 이제는 작은 농장처럼 변해버린 밭 가꾸기는 하루의 일과처럼 오가며 틈틈이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을 것입니다. 날마다 새록새록 변해가는 야채 과일들의 모습에 작은 것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비록 찌그러진 고무 통이라 할지라도 열심히 자라고 열매 맺는 걸 보니 말입니다.


난 늘 생각합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시골에서 전원주택에 텃밭 가꾸며 살아가고 싶은....

물론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누구나 꿈꾸며 살아가는 소망일 것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 한가로운 여유를 찾게 해 주는 마음의 텃밭을 보았습니다. 저렇게 고무통에 채소 심어 먹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서는 심고 가꾸고 흙을 밟을 수 있는 텃밭을 가질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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