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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골동품 훔치는 도둑이 늘고있다.

by 홈쿡쌤 200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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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어머님의 83번째 생신을 시골에서 치렀다. 사촌 형제, 이웃 할머니들까지 아침밥을 드시고 나니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기분이었다. 과일을 깎아 한숨 돌리며 대청마루에 앉으니 막냇삼촌이

“어? 여기 있던 맷돌이 어디 갔어?”
“왜? 맷돌이 없어요?”
“엄마! 맷돌 어쨌어?”곁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사돈 어르신이

“맷돌 7만 원 주고 팔아묵었다.”

“네?”
“아니, 아들이 팔면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어 .”

“엄마! 그걸 팔면 어떻게 해!”

“안된다고 해도 가져가는걸 우야노.”

노인만 있다는 걸 알고 찾아온 수집상이 처음엔 5만 원 주겠다고 해 놓고 시어머님이 안 판다고 하자 6만 원으로 그래도 안 된다고 하자 7만 원을 손에 쥐여주고 가버리더라고 하신다.

어머님은 꽃을 참 좋아하신다. 우물가에 이것저것 심어놓고 가꾸어 예쁘게 피고 지는 꽃을 즐기시는 편이다. 몸이 아프지 않으실 때에는 명절마다 맷돌에 콩을 갈아 고소한 손 두부를 해 먹곤 했는데, 그 맷돌을 돌려본지도 꽤 오래되었다. 고물처럼 우물가에 앉아있었는데 그걸 가져가 버렸던 것이다.

“삼촌! 옆에 절구는 있어요?”
“네. 그건 있네요.”

“헛참! 우리 엄마가 돈이 궁했나?”

“그 사람, 참 웃기는 자장이네. 얄궂데이~”

모두가 한마디씩 한다.
“아니지. 노인네 꾀어서 강제로 뺏어가다시피 한 사람이 더 나쁘지.”

 이웃에 사시는 사촌형님이 곁에서 듣고 있으시더니

“그래도 돈 주고 갔으니 다행이네. 사람이 살고 있어도 몰래 들어와 쟁기도 가져가는 걸!”
“정말요? 세상에 무슨 그런 일이?”
이웃에 도둑이 들어 쟁기, 쓰래, 베틀, 장독 등을 들에 일하러 나간 사이 다 쓸어갔다는 것이다.


길동이네 블로그 : 할머니댁 부엌에 있던 가마솥을 가져가 버렸다.


요즘 시골에는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나자 빈집이 하나 둘 늘어만 간다. 그 틈을 타서 부엌에 있는 가마솥도 떼어가 버리고 없다고 하니,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집어가는 심보 얼마나 고약한가. 정당한 가격을 치르고 가져간다면 또 모를까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들에게 공짜 비슷하게 사 가는 것도 칼만 안 들었지 강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 우리 집에 들어다 놓을걸. 
 

골동품상이 가져가 되팔기 위해?

옛 고풍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게에?

우리집 장식용?
아마 되판 돈으로 먹으면 영양가 몸으로 가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가게에 들여다 놓으면 장사 또한 무지 안 될 것 같고, 잘못 들여놓은 물건하나로 집안 일이 꼬일 것 같다는 생각 들지 않나요? 양심을 파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세상이 왜 이렇게 각박해져 가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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