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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5만 원 나갔으니 20만 원 벌었잖아!

by *저녁노을* 200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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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 나갔으니 20만 원 벌었잖아!


 

함께 근무하는 동료가 새 차를 샀습니다. 큰아들이 군대에 가고 작은아들이 고3인데도 친구의 남편은 운전 할 줄 모르고 할 생각도 안 합니다. 그렇게 20여 년을 넘게 자동차도 없이 살아오다가 차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10년을 넘게 넣어두었던 장롱면허에서 벗어나 빛을 발하게 되었던 것. 평소 야무지고 대범한 곳이 있는 친구라 그런지 정식으로 교습을 받지 않고 운동장에서 몇 바퀴 돌고 바로 번잡한 시내로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초보운전’이란 딱지를 커다랗게 붙이고 나선 길, 많은 사람이 피해서 달아나기도 하고 빵빵 경적을 울리는 사람들로 첫날은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니, 지네들은 초보 때 없었나?”하면서 앞만 보고 천천히 목적지까지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옛날 우리가 기어변속기로 처음 차를 몰고 나갔을 때는 시동이 꺼져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이제 자동변속기라 그런 어려움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몰고 온 지 5일째 되는 날! 제법 자신감이 붙었는지 집이 같은 방향인 나에게

“오늘은 내차 타고 가!”

“엥? 옆에 사람 태우려고?”
“괜찮아 이제.”

“버스 타고 가기도 뭣한데 한 번 타 볼까?”

또 다른 직원과 함께 올라탔습니다. 제법 초보티도 없이 쌩쌩 잘 달립니다.

“우와! 운전 잘하는데! 근데 너무 빠르다. 천천히 해!”
“알았어.”

잠시 다른 직원을 내려주기 위해 오른쪽 가장자리로 차를 갖다 붙였습니다. 차 문이 닫히고 서서히 출발을 하는데 바로 앞에는 불법으로 주차해둔 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좌회전 깜빡이를 넣고 진입을 하려고 할 때 커다란 버스가 쌩하고 지나가자 초보인 친구는 그만 화들짝 놀래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야야! 브레이크! 브레이크 밟아!”

“끼이익~” 

너무 늦게 밟는 바람에 주차해 둔 차 뒤범퍼를 쥐어박고 말았습니다. 차를 뒤로 약간 빼게 하고 내려보니 상대방 차는 범퍼 색이 약간 벗겨진 상태이고 친구 차는 판금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

“어쩌긴, 아저씨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잠시 후, 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오는 차주에게

“죄송합니다. 초보라 버스가 밀고 오는 바람에...”

정중하게 머리를 숙여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이리저리 차를 살펴보시고

“저는 며칠 전, 이보다 더 작게 긁었는데 범퍼 값 25만 원 다 물어줬습니다.”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그냥 가려고 하였습니다.

“아닙니다. 그럼 안 됩니다. 정비공장에 넣고 전화주시면 바로 입금해 드릴게요.”

친구는 메모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별말씀 없이 쌩하니 가버렸습니다.

“우와! 사람 너무 좋다! 억지 부리면 영락없이 다 물어줘야 할 텐데.”

“그러게.”

“근데, 넌 왜 괜찮다는 사람한테 전화번호까지 주냐?”
“차 긁힌 것 보면 매일 기분 나빠할 거잖아!”


이튿날, 차를 함께 타고 가면서

“야! 그 아저씨한테 전화 왔었어?”

“응.”

“돈 물어 준거야?”
“5만 원 송금해 줬어.”

“안 받을 것처럼 하더니.”

“그래도 고맙잖아!”
“뭐가 고마워?”
“25만 원 들 걸 5만원 밖에 안 줬으니 20만 원 벌었잖아!”

“참나! 진짜 도색이나 한 걸까?”

“야! 사람 의심하지 마! 그러면 그렇다고 믿어야지.”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입니다. 곁에서 봐도 아깝다는 생각 하나 가지지 않고 ‘비싼 수강료 들었다는 생각 할 거야. 앞으로 사고 내지 말고 잘 운전하라는 경고로 말이야.’남의 것 탐내고 더 가지려고 안달을 하는 세상인데 그저 고마울 뿐이라 여기는 마음이 너무 고와 보였습니다. 


친구야! 

네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해!

그리고 내 친구라서 난 더 더욱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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