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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치매 걸리신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법

by 홈쿡쌤 2010.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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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리신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법

세계 많은 국가들이 국가 차원에서 치매의 치료 방법에 대해서 아직도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음에도 치매의 증상 진행 관리 등에 대해서는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치매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 할 정도로 인지의 장애를 일으키고, 노인들뿐만 아니라 국가 지역사회 가족 모두가 무서워하는 병입니다. 치매 인구의 급증은 사회적으로 그 인구에 대한 부양의 문제로 커다란 사회 경제적인 파급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와 관련된 질환은 크게 치료가 불가능한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와 치료 가능한 치매가 있습니다. 백인들은 알츠하이머병에 가장 많이 걸리며, 한국 노인들은 혈관성 치매가 많은 편입니다.

알츠하미머를 앓고 계시는 시어머님을 시골에서 모셔온 지 4개월, 아직 밥 한 그릇 뚝딱 비우시고 가끔 실수를 해 바지를 다 버릴 때가 있지만, 화장실은 혼자서 다니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마른 빨래를 걷어 놓으면 차곡차곡 정갈하게 개어 놓습니다. 비록 양말짝이 많지 않게 해도 그냥 손놀림을 할 수 있도록 놔두기도 합니다. 호박전을 부치면 곁에 와서 밀가루를 무쳐 주면서 옆에 다 흘려 놓아도 며느리를 돕고 싶은 시어머님의 마음 헤아리기에 아무 말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집에 가신다고 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나서는 바람에 얼마나 곤욕을 치루었는지 모릅니다.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문 여는 소리가 들려 학원 갔던 녀석들이 벌써 들어오나 싶어 쳐다보니 시어머님이 신발을 신고 나서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어디가세요?”
“응. 너희 시아버지가 나무 해 가지고 들어가는데 얼른 가 봐야지.”
“아버님이 어디 있어요?”
“방에 불도 안 넣어 찰 텐데.”
“어머님! 지금 차가 없어서 못 가요. 버스타고 가실래요?”
“버스는 못 타지.”
신발을 신은 채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안방으로 향합니다.
“어머님! 신발은 벗고 들어가셔야죠.”
“탈탈 털었다.” 막무가내였습니다. 억지 고집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수화기를 들고 어딘가 전화를 합니다.
“전화 어디다 하셨어요?”
“애비한테 했지.” 아들 핸드폰 번호는 외우고 계십니다.
“뭐라고 해요?”
“응. 금방 온단다.” 가방을 들고 밖으로 또 나가십니다.

얼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어디야?”
“응. 창원이지.”
“근데 금방 온다고 해? 엄마 기다리게?”
“당신이 적당히 둘러내고 모시고 들어가.”
".................."
밤이 되니 날씨는 점점 추워졌습니다. 아들이 금방 데리러 온다고 집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어머님! 애비 12시나 되어서 온답니다.”
“금방 온다고 했는데?”
“지금 멀리 있어서 빨리 못 오니 들어가서 기다려요.”
손을 끌고 들어와 침대에 앉히니 꼭 아이 같은 모습입니다. 모셔다 놓으면 나가고를 몇 번 하고나니 나도 지쳐버렸습니다.

“어머님! 정신 차리세요. 아버님 돌아가신지 12년이 넘었어요.”
“그렇나?”
“정신 줄 놓고 작은 어머님 옆에 가시고 싶으세요?”
“아니.” 하시며 고개를 잘래잘래 흔드시는 걸 보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정작 개학을 하게 되면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을텐데 혼자 밖으로 나섰다가 집을 잃어버리고 다치시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 작은 어머님은 중풍으로 누워만 계시기 때문에 요양병원으로 모셨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생각 머리 깊숙이 남아있는 세대라 가기 싫다고 말을 하십니다.

먹던 약도 떨어져 어제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어머님의 증상을 이야기 하니 약 하나를 더 주시며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십니다.

★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
① 밤에 적당한 조명을 유지한다.
② 환자의 상태에 맞는 소일거리(그릇닦기, 옷 접기 등)를 줘 성취감을 갖도록 한다.
③ 환자가 매일 20~30분간 평지 걷기를 통해 체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④ 환자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할 때는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주고 맞서 싸우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
⑤ 기구 옮기기나 이사 등 환경 변화를 가급적 줄인다.
⑥ 대소변 실수를 해도 나무라지 않는다.
⑦ 자극적인 TV 호면은 환자에게 공포감이나 환상을 갖게 하므로 피한다.
⑧ 화장실을 찾지 못해 헤매면 화장실 문에 인형을 달아 표시한다.
⑨ 식사를 하고도 음식을 계속 먹으려 하면 식단표를 만들어 식사를 한 사실을 알려준다.
⑩ 식사는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제공한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가족이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선 치매라는 '장기전'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하시며, 엉뚱한 주장을 하면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주고, 맞서 싸우거나 고치려 들지 않아야 합니다.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져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도, 이럴 때도 반복해 대답해 줘야 하며, 말 상대하기 '답답하다'고 해서 대화를 끊으면 환자의 언어장애가 더 심해진답니다. 대소변 실수를 하더라도 나무라선 안 됩니다. 환자는 화장실에서 배변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대변을 손으로 만지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이 처리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때도 환자의 자존심이 다치지 않도록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정말 더 심해지지만 않았음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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