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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크린 속으로

의형제, 재미있게 보는 관람 포인트

by 홈쿡쌤 201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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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재미있게 보는 관람 포인트  

 

설연휴를 맞아 집에만 있던 녀석들이 조르기 시작합니다.
"엄마! 우리 영화보러 가자."
"너희들은 심야 보고 왔잖아!"
"볼 게 얼마나 많은데. 가자. 응?"
"할머니때문에 안 돼. 너희 둘이 갔다 와!"
"엄마랑 같이 갈래." 곁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당신 피곤하지 않으면 갔다와. 엄마는 내가 돌볼게."
"그래도 돼?"
"그럼. 다녀와."
"우와! 신난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 합니다.

녀석들과 함께 본 '의형제'는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우정과 의리는 이데올로기적 갈등 속보다 더 따뜻하고, 훈훈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 가는 이야기와 방식 또한 인간적이고, 솔직하였습니다.

남한에서 활동 중인 북한 공작원 송지원은 킬러 ‘그림자’를 따라  냉혈한 암살자를 보조하고 배신자 처단에 동행하게 됩니다. 그림자를 노리던 국정원 요원 이한규는 동물적 본능을 앞세워 금세 냄새를 맡고 독단적인 추적에 나서고, 위급하게 돌아가는 혼란스러운 암살의 현장에서 국정원 요원 이한규와 남파공작원 송지원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총격전이 벌어지던 날 처음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둘 다 서로의 목적에 실패함으로써 한규는 직장에서 파면을 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게 됩니다.  그로부터 6년 후에 마주친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동업 관계를 시작하게 됩니다. 



관람 포인트 1 
남북문제가 아닌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분단의 아픔을 다루면서도 이데올로기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의 문제들을 활용해 호소력 짙은 이야기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형제>는 개인의 미시적 영역을 섬세하게 파고들며 보편타당한 교훈을 전하였습니다.

서울의 외딴 곳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특별한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겉으로만 봐서는 우리나라 영화들의 단골 소재인 남북한 간의 대립과 갈등의 양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지만 영화 [의형제]속 남한의 국정원 요원과 북한의 남파공작원이라는 소재는 단지 두 캐릭터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조건일 뿐 이야기를 끌어가는데는 전혀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관람 포인트 2
가족을 거느린 가장들의 책임과 가족애
가족과 떨어져 홀로 남한으로 내려 온 지원과 이혼 후 가족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외로이 살아가는 한규는 모두 가족의 부재와 그를 통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원의 북한 동기들의 사연과 틈틈이 보이는 그들의 가족사진들 역시 그러한 가족애의 감정을 꾸준히 비춰주는 역할을 해 주는데 충분하였습니다. 처음부터 두 주인공들은 부양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라는 사실을 확고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딸을 두었지만 이혼한 이한규와 북한에 두고 온 송지원의 분신, 그런 가족과 떨어져 있는 처연한 가장들의 꿈은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우연히 마주친 둘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흥신소 일을 같이 하게 된 남북의 남자들이 서로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것 또한 가족  때문이었습니다.


 


관람 포인트 3 
마음속에 깊숙히 자리하는 진심이 담긴 가족영화
전 국정원 요원이었던 한규는 파면 당하고 이혼 이후 속물근성만 남아있어 돈 앞에서는 냉정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나옵니다. 반면 북에서 버림 받은 남파공작원 지원은 곱상한 외모와 달리 남자다운 묵직한 의리와 따뜻한 인정을 지닌 남자였습니다. 돈 때문에 멀리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 왔지만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도망가게 된 베트남 여성들의 짧은 사연들과 그 일을 통해 변화해 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작은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도망간 베트남 신부를 찾는 과정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함부로 대하자
"사람을 진심으로 대할 수 없나?'
 '도망자에게는 이정도도 감사해야 해!'
 흥신소 일을 하면서 댓가로 받는 돈으로 살아가지만 인간에 대한 연민이 두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받는 건 70년대에나 있을법한 선물들이었습니다. 직접 기른 채소, 암닭 등 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다양한 가족 유형을 반영한다는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의형제>는  우리 정서에 꼭 맡는 마음속에 깊숙히 자리하는 진심이 담긴 가족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람 포인트 4
남자들만이 가진 정과 의리
항상 붙어 다니면서도 서로를 감시하고,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로 서로의 목적을 달성해가려던 두 남자의 관계는 점차 친구와 형제 같은 감정으로 변모해갑니다.
남파 간첩을 신고하면 1억원이라는 현상금이 탐이나 송지원을 쫒았으나 그도 자신처럼 버림받은 불법채류자가 되었음을 알고 동거인으로서 그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뀝니다. 북으로 부터 6년전과 같은 지령이 내려와 북한 공작원 그림자와 함께 추격을 당할 때, 이한규가 달려와
"얼른 시계 풀어. 추적장치가 달려있어." 하면서 멀리 던져버립니다. 그 때, 그림자가 이한규를 향해 총을 쏘려고 하자 송지원은 칼로 이한규의 몸을 깊숙히 세번이나 찌릅니다. 피가 흔근히 흘러내렸지만 그건 이한규를 찌른 게 아닌 송지원이 칼에 힘을줘 찌른 시늉만 했기에 자신의 손에서 흐른 피였던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남자를 통해 사람과 그 사이에 은근히 흐르는 정과  의리를 전해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기분 좋은 반전, 이한규는 자신의 딸을 만나러가고 송지원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의형제 모두 가족을 찾은 그들의 미소가 너무 아름다웠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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