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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소풍날 교복 입는다고 불평하는 아이들

by 홈쿡쌤 201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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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날 교복 입는다고 불평하는 아이들

 
이제 완연한 봄인 것 같습니다. 알록달록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하니 말입니다. 이런 날 도시락 들고 나들이 갔음 하는 마음 간절해 집니다.
 

며칠 전, 여고생이 된 딸아이가 소풍을 갔습니다. 저녁때가 되니 메시지가 날아듭니다.

“엄마! 내일 소풍인데 과자 좀 사 줘!”

아차, 까먹고 있다가 놀래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 들어올 때 김밥재료를 사오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들어오는 딸에게

“딸! 내일 소풍가는데 왜 옷 사달라고 안 해?”
“응. 교복입고 간데.”

“정말?”
“정말 신경질 나!”

“왜? 엄마는 좋기만 하구먼.”

“칫~ 친구들도 모두 불만이란 말아야.”

뽀로통하게 돌아서 버립니다.


중학교 다닐 때만 보아도 소풍가는 날은 ‘패션쇼’를 벌이는 날 같았습니다.

아침에 친구들과 만나 함께 간다고 집 앞에 모여서는 ‘안녕하세요.’하고 나면 바로 옷과 가방 신발에 눈길을 돌립니다.

“야! 너 못 보던 옷이네?”

“무슨 메이커야?”

“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온통 관심은 한 곳뿐입니다.

그런데, 여고생이 되었는데 모처럼 새 옷 한 벌 사 달라고 할 참인데 교복을 입고 간다고 하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던 것입니다.


딸아이의 학교는 사립입니다. 규제도 심한 편이구요. 얼마 전, 늦은 7시 학부모 간담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그 때 교감선생님의 말씀이 한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가 삐져서 일주일째 말을 안 하고 지냅니다.”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곧 수학여행을 가는데 새 옷 사달라고 그러는 게지요.”

“아! 걱정 마세요. 학생들 교복 입혀 보낼 것 입니다.”

“그래요? 듣던 중 반가운 말씀입니다.” 

 수학여행을 갈 때 사복을 입혀보니 완전 아가씨의 모습 같아 작년부터 교복을 착용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봄인데도 여학생들은 핫팬츠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와 아찔한 장면을 보일 때가 많았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특히 교외활동을 하면서 사고가 나면 모두 선생님 책임이니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이해해 달라는 말씀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학생이 수학여행비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학부모님이 선뜻 여행비를 보조해 준다는 고마운 말까지 들어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흐뭇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가정형편이 다 좋을 순 없나 봅니다. 


하지만, 녀석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교복을 벗고 멋을 부리고 싶은데 그것까지 통제를 한다고 생각을 하나 봅니다. 그렇지만, 새 옷을 사 입고 가는 것도 좋지만 친구도 배려하는 마음도 길렀으면 참 좋겠습니다. 있는 사람이야 까짓것 돈으로 해결하고 소중한 내 아이 좋은 것 입히면 되겠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 풍족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홀어머니 밑에서 아니,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결손가정 학생들이 있기에 그들의 어려움도 알아줬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가는 민주주의라지만 빈부의 격차는 있게 마련입니다. 소외 된 계층을 한 번 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 하는 마음 말입니다.
  





우리가 어릴 때 소풍날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새벽에 몇 번을 일어나 비가 오지는 않나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는데, 녀석은 김밥을 다 싸 놓아도 일어날 시간이 되어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야! 소풍 안 갈 거니?”

“가야죠.”

“소풍 가는 날도 엄마가 깨워야 해?”

많이도 변해버린 세월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 온 딸아이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
"학교 가는 기분이었지."
"..........."
불만은 불만이었나 봅니다. 이런 표현까지 하는 것 보니...
아이 맘 몰라주는 엄마가 되었나?

초롱초롱한 눈빛,

맑고 투명한 피부,
아무것이나 입어도 어울리는 청춘인 걸,

깔끔하게 교복입고 나서면 훨씬 예뻐 보이는데 말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늘은 왠지 삶은 계란, 사이다가 생각나는 소풍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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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작년에 포스팅 한 글입니다.
소풍이 패션쇼 하러 가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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