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삼'을 통해 본 퇴직남이 이혼감?
막장드라마라고 욕을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수상한 삼 형제’일 것입니다. 주말에는 별일 없으면 보게 되는 드라마로
‘뭐가 저래?’
‘저런 사람이 어딨어?’
‘말도 아니야.’
현실과 동떨어진 대사들이 나올 때 내가 된 듯 몰입하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아줌마입니다.
생활자체가 ‘정직’인 아버지가 손자를 사람 되게 만들어 주었다며 귤 2개 받은 것이 감찰반 사진에 포착되어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해명하려 하지 않고 그냥 사표를 내고 말았습니다. 퇴직을 하고 집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혼자서는 만들어놓은 밥도 차려 먹지 못해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니 밖에 나간 아내만 찾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지. 아내는 남편을 위해 밥솥을 여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밑반찬은 식탁 위에 계란부침 해 드시려면 냉장고에 있다며 차려 먹으라고 합니다. 그러자
“당신 어디가?”
“돼지갈비 먹으러 가요 왜요?”
“언제 올 거야? 몇 시에 올 거야?”
“가 봐야 알죠.”
“나도 따라가면 안 될까?”
“어딜 따라가요?”
“옆 테이블에서 고기 먹으면 되지.”
정말 김순경은 너무 모르는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 남자가 이혼당하는 이유?
① 30대 : ‘밥 주라!’할 때
② 40대 : 아내가 외출 하러는 데 “당신 어디 가요?” 물을 때
③ 50대~ : 남편이 아내에게 “나도 따라갈까?” 할 때
드라마이지만,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은 게 우리 둘째 아주버님과 비슷해 보여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지난번 토요일이 시아버님 제사였습니다. 멀리 있어 못 온 이유도 있지만, 퇴직을 한 아주버님과 형님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참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늘 회사만 다니면서 충성하였고 동료가 어려운 일 있으면 내 일같이 처리해 주면서 신임받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마땅한 취미도 없고 밖에 나가 사람 사귈 줄도 모르고 집에서 미주알고주알 김순경처럼 간섭만 하니 어찌 편안한 생활이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쉽게 이야기를 합니다.
‘퇴직하면 여행이나 다니지 뭐.’
하루 이틀이지 그것도 잘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멀리 여행 다니며 여유 있는 살림이 있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저 하는 행동마다 불만으로 보이고 간섭이 되다보니 부부 사이가 평탄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일 없어 공원으로 편의점으로 배회하는 김순경의 모습은 꼭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노후준비 또한 탄탄하게 해 놓지 않았고, 겨우 나오는 연금으로 생활하려고 하니 빠듯하기만 할 것입니다. 또 우리 세대는 부모님 생활비까지 챙겨 드려야 하는 심적 부담까지 있으니 어찌 보면 참 불쌍한 세대입니다. 물러 받은 재산 하나 없이 홀로 세상을 박차고 나가 열심히 일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 투자한 건 없고 자식 위한 삶을 살아왔으니 말입니다. 또한 부부가 함께할 취미조차 없고, 청춘을 다 바친 삶이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남은 게 없는 빈 껍질 같은 인생이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환갑의 나이이면 청춘이라고들 합니다. 무슨 일이든 소일거리를 만들어 열심히 땀 흘리며 그 열정 다시 불태웠으면 하는 바램 가득합니다.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오순도순 형제애 나누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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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분들 댓글까지 읽으니 정말 슬프네요.
공감 가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니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런가봐요.
사실 미국 사람들은 완전히 두 부류에요. 부부가 각각이 살거나 아님 둘이 너무 붙어 살거나...
왜냐하면 나이들어 자식 분가 하면 부모님 찾아 뵙는거 일년에 2번 정도 하면 잘하는 거거든요. 그러니 부부가 서로 의지 해서 살게 돼죠.
답글
허걱, 이 글 보기를 잘했습니다.
저도 위험수윈데요.^^;;;
답글
왠지 씁쓸하기도하고.ㅠㅠ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답글
외출하는 아내를 따라가려고 하면 이혼감....ㅋㅋ
50대 남편을 데리고 다니는 아내들에겐 상을 주어야겠네요~
답글
전 밥달란 소리도 안하고
어디가냐고 묻지도않고..
따라다니지 않아야 겠습니다 ㅋㅋ
답글
젊을때 노후 준비 제대로 해야겠어요...ㅎ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 노을님^^
답글
수삼수삼해서 처음엔 뭔소린가 했어요
이제는 알지만요.
드라마 볼 시간이 안되고 현대극은 잘 안보는지라
내용도 모르겠어요...
남자들 생각하면 좀 안됐어요
점심시간에 좋은 식당도 가보면 죄다 여자들 차지에요..
남성들의 기 ..여자가 살려줘야하거늘```
답글
위와 같은 3가지 사유로 이혼당한다면
남편이 불쌍하군요~
답글
ㅎㅎㅎ 요즘 드라마는 억지가 너무 심하지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답글
남자도 혼자서 해결하는 법 알아야하고,
노후준비 탄탄히 해야합니다.ㅎㅎㅎㅎ
답글
흑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요. 무서워..
답글
전 귤 두 개먹고 그만두라고 하면..불이라도 지를 것 같은데 말이죠^^;;
답글
퇴직한것도 억울한데...
아내분이 좀더 다정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드라마 보면서 했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요..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답글
퇴직남이 되기전에 노후준비를 잘 해둬야 할 것 같네요^^
답글
ㅎㅎㅎ 이혼 안당하려면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아니면 혼자 살던가~ㅎㅎㅎ
비오네요~거기도 비온다면서요?
답글
나이 들면서 당하는 비애같아요.
돈이라도 아주 많거나 자식들이 정말 효자가 아니라면
퇴직이후의 삶이 참 힘들 것 같습니다. 노후를 준비하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답글
막장막장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사는 모습이 어느 정도 투영되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 쉽지 않은 후반부의 삶이네요.
답글
나이들 수록 걱정되는 부분들이네요..
요즘은 60도 청춘이니..
더욱 큰일이지요..
공감되는 글이네요...
답글
실버 세대가 많은데 퇴직연령을 높였음 하는 바램도 들어요^
옛날하고 비교도 않되지요 정정 하심은^^70나이도 정말 어림잡기 힘들어요^^
너무 정정 하시드라고요^ 노후는 정말 탄탄 하게 준비해 둬야 겠어요^^
답글
저런 현실이 이용만 당하고 팽당하는 것 같아 씁쓸하겠지만,
남자분들 결혼하면 부인과 자식에게 관심 많이 가지셔야 해요.
남자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바뀌어 가니까 어쩔 수 없어요.
남자분들 힘 내시고, 부인과 자식들에게 사랑 주고 사랑 많이 받고 사시길!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