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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1991

추억, 보리밭 사이에 '돌담 웅덩이' 추억, 보리밭 사이에 '돌담 웅덩이' 시골에서 자라 난 탓일까? 친정나들이를 갔을 때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 한 가운데 돌담으로 쌓은 웅덩이를 보았습니다. 옹기종기 이불 당기며 지냈던 우리와는 달리 각자의 방이 따로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 자기가 자고 난 이불도 개지 않고, 방청소도 하지 않고 다니기가 일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에는 모든 게 손으로 일을 해야 했던 시절이라 학교에서 가정실습을 하면 꼬맹이들의 손길이 한몫은 해 내곤 했기에, 부모님들의 일손 도와가며 자라났습니다. 보리가 익으면 들판으로 나가 까칠까칠한 보리타작을 도왔고, 보리 가시랭이가 몸속에 파고 들어가면 땀과 함께 그 따끔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 모내기를 하고나면 논에는 늘 물이 차 있어야 했습니다. 물고를 트.. 2008. 5. 16.
추억속으로의 여행, '무인역과 누런보리밭' 추억속으로의 여행 '무인역과 누런보리밭' 휴일 날, 남편과 함께 했던 친정나들이였습니다. 아무도 반겨줄 이 없는 곳이긴 해도,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큰오빠가 누워계신 산소에 갔다가 오랜만에 옛 추억을 더듬으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았습니다. 한 학급에 60명이 넘게 옹기종기 앉아 공부를 했던 초등학교는 이미 허물어져 택배회사로 변해있었고, 고개 하나를 넘어가며 오갔던 중학교는 농촌사이버정보센터로 변해있었습니다. 경남 진주시 평촌리 평촌역은 내게 첫사랑의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고시절, 우리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어 와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조잘조잘 낙엽 뒹구는 것만 봐도 까르르 웃었던 꿈 많았던 시절 난생 처음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기차 속에서 중학교 때 친구를 우연.. 2008. 5. 16.
햇살이 비칠 때 활짝 피는 '선인장' 햇살이 비칠 때 활짝 피는 '선인장' 아침햇살이 곱게 부서집니다. 출근을 하지 않아 집안 이곳저곳을 청소를 해 놓고 오랜만에 베란다로 나가 화분에 물을 주려고 하는데 초여름 햇살에 빨갛게 피어있는 선인장 꽃을 보았습니다. 시어머님이 꽃을 워낙 좋아하시는 분이라 우리 집에 오시면서 가져 온 것인데 몇 년만에 피워냈습니다. 분명 아침에 볼 때에는 꼭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햇살을 받으니 활짝 피어나는 게 아니겠습니까.너무 신기한 모습이었습니다. 꼭 나팔꽃처럼 말입니다. 땅에 뿌리만 박고 물과 햇살만을 먹고도 스스로 잘 자라나는 선인장 자연이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축복을 주십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하게 꽃을 피워내고 있어 우리 사람들이 배울점이 많은 게 자연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한번 감상 해 보세요.. 2008. 5. 15.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물앵두’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물앵두’ 오늘은 스승의 날이지만, 우리 아이도 나도 등교를 하지 않았습니다. 몰지식한 선생님의 요구와 학부모들이 건네주는 촌지로 인해 휴교까지 해가며 억지로 쉬는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여기며 사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내 어릴 때에는 집에서 낳은 달걀 꾸러미가 특별한 선물이었고, 방과 후 옥수수 빵 나눠주는 담당이 되면 남는 빵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게 해 주는 선생님의 사랑이 너무 좋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 되었습니다. 고가의 물건들이 택배로 날아가고 상품권이 난무하고 서로에게 부담만 주는 학교 분위기, 그 탓 누구에게 돌리겠습니까? 세상이 바뀌고 성적위주의 .. 2008. 5. 15.
추억이 담긴 '아카시아 줄기 파마' 추억이 담긴 '아카시아 줄기 파마' 어제 밤에는 소리 없이 비가 다녀갔나 봅니다. 토닥토닥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나니 세상은 더 환해진 것 같습니다. 누런 황사 띠 거두어 간 것처럼 꽃잎들은 더 환한 웃음을 웃는 것처럼 말입니다. 삼일 연휴를 맞아 남편과 함께 친정을 다녀왔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국도를 따라 달리면 좌우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자급합니다. 비록 반겨주는 이 없어도 마음만은 포근한 게 친정 나들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 산소에 들러 돌아 나오는 길목에 화사하게 핀 아카시아 꽃을 꺾어 왔습니다. 어릴 적, 아카시아 잎을 따면서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긴 사람이 계단 먼저 오르기도 하였고, 꽃을 따 꿀을 쪽쪽 빨아 먹기도 했었습니다. 사춘기 때에는 나를 '좋아한다.' '안 한다' 점을 치.. 2008. 5. 13.
자유를 되찾아 준 '제비' 자유를 되찾아 준 '제비' 어제 오후, 아들 녀석이 밖에 놀러 나간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갔는데 금방 또 들어서기에 "왜? 놀러 안가?" "아뇨. 뭣 좀 하러구요." "뭘?" 이러 저리 눈을 굴리며 찾고 있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왜 그래?" "새 잡으려고..." "새가 어디 있어?" "저 밖에..." '네 손에 새가 어떻게 잡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잠시 후, 아들 손에 들려 있는 건 제비였습니다. "어? 제비 아냐? 어떻게 잡았어?" "창문에 부딪혀서 그런지 잘 날지도 못했어요." 막대기로 구석으로 몰아 비닐봉투로 잡았다고 했습니다. 우리 집은 11층 꼭대기 층입니다. 아들말로는 옥상 문을 열어놓았는데 실수로 제비가 실내로 들어 왔고, 심한 바람에 문이 그만 닫혀 나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2008. 5. 13.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과 비빔밥'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과 비빔밥' 시어머님을 모시고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다녀왔습니다. 꾸부정한 허리 퍼지도 못하고 차량통행을 통제하는 바람에 비탈길을 걸어서 올랐습니다. 몇 발자국 걷고는 땅에 앉아 가만히 앉아서 쉬는 어머님의 모습에서는 그 많은 세월 자식위한 희생뿐이었기에 따라 온 앙상히 남은 삭아가는 뼈뿐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손녀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에서 가족의 무한한 사랑을 느껴보았습니다. 진지한 모습으로 두 손 모으신 어머님의 머리속에는 오직 자식생각 뿐일 것입니다. ▶ 할머니 손을 잡고 걷는 딸아이 ▶ 입구를 들어서자 보살님이 꽃 한송이를 달아줍니다. "보살님 보니 꼭 울 엄니 같아요." "엄니가 몇 살인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요. 고아입니더." "아이쿠~ 글소!.. 2008. 5. 12.
부처님 오신 날, '시어머님의 사랑' 부처님 오신 날, '시어머님의 사랑' 오늘은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모두 세상을 올바르게 보고 마음의 번뇌와 망상의 때를 반야지혜로 닦아 우리 마음에 감추져 있던 본래 맑은 자성(自性)... 즉, 불성을 드러낼 때 우리는 누구나 내 안의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성불(成佛)이며, 도(道)이며, 해탈입니다. 어제는 남편과 함께 아무도 없는 친정을 다녀오다가 우리가 다니고 있는 가까운 사찰을 다녀왔습니다. 진주시 망경동에 위치한 천태종 월경사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우리 시어머님이 달아놓은 등도 볼 겸, 늦은 밤 찾아갔습니다. 시어머님의 연세 팔십 둘, 자식들을 위한 삶 사셨기에 어느 곳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으신 분입니다. 그런데도 4월 시아버님 제사가 있던 날, 절에서 가져.. 2008. 5. 12.
알아두면 센스 만점, ‘요리술 활용법' 알아두면 센스 만점, ‘요리술 활용법' 요리라고는 김치찌개가 전부인 초보 주부, 특별한 요리책을 펼쳐 든 순간 레시피에 ‘맛술’,‘미림’,‘청주’등의 재료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요리마다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인데 대체 무엇에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몇 년을 살림을 해 본 주부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요리 술의 대표, 맛술의 쓰임새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맛술, 혹은 맛내기 술이라 불리는데 말 그대로 요리에 맛을 내기 위해 쓰이는 술입니다. 술에 당분과 조미료를 더해 오롯이 요리에 맛을 내기위해 만든 것입니다. 흔히, 미림, 미향이라고 부르는데 맛술을 처음 만든 회사의 브랜드명이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불린 것으로 많은 양을 넣으면 단맛이 강할 수 있으니 2-.. 2008. 5. 10.
어버이날, '중국산에 밀린 카네이션' 어버이날, '중국산에 밀린 카네이션' 유난히 감사해야 할 행사가 많은 5월입니다. 어제 저녁, 시어머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사러 나갔더니 화원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이건 얼마예요?" "2,000원 입니다." 가장 많이 사가는 건 가슴에 다는 카네이션이었습니다. 가슴에 달아드리고 작은 선물하나 마련하면 좋아하실 부모님이시니까요. 한참을 기다려 사 왔습니다. ★ 카네이션 구분법 ▶ 국산 카네이션 꽃잎이 선홍색, 꽃받침이 연녹색이며, 잎이 크고 길이가 길며 아래로 늘어져 있고, 잎과 줄기 절단 부위가 싱싱합니다. ▶ 중국산 카네이션 저장고에 저온 저장되어 있었으므로 꽃잎이 진홍색, 꽃받침이 진녹색이며, 잎이 작고 짧으며 직립형이고(마디 사이의 길이보다 잎의 길이가 짧다), 잎과 줄기 절단 부위.. 2008. 5. 8.
광우병, 한우를 급식해도 안 먹어요. 광우병, 한우를 급식해도 안 먹어요. 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채소는 먹지 않으려 하고 육고기만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그렇게 좋아하던 쇠고기도 마다하니 말입니다. 어제는 학교급식에서 '쇠고기콩나물국'이 제공되었습니다. 배식을 받으며 학생들 모두가 한 마디씩 합니다. "이거 먹고 광우병 걸리는 것 아닙니까?" "우리 학교는 한우 사용하잖아." "어떻게 믿어요." "왜 못 믿어?" "한우도 풀 안 먹이고 사료 먹이잖아요." "......................" 참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믿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말에..... 그리고는 국도 받지 않고 그냥 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영 학교급식의 육류는 한우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2008. 5. 8.
부모,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부모,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두 부모님이 더 보고픈 날이 됩니다. 내 나이 마흔일곱, 시집을 가 아이 둘 낳고 길러보니 부모마음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어버이날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땅덩이 하나 없이 맨 몸으로 남의 집 머슴살이를 살아야했던 아버지....당신이 못 배웠기에 육남매 자식들은 어떻게라도 공부시켜야 한다며 소 장사 까지 하며 아이들 뒷바라지 했던 아버지.... 그렇게 장돌뱅이로 나가고 나면 농사일, 집안일은 혼자서 돌봐야만 했던 어머니... 자식위한 삶을 사시다 돌아가셨기에 제 마음이 더욱 아픈 것 같습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풀어놓지 못한 이야기 하나가 떠오릅니다. 오빠 4명에 바로 위에 여자.. 2008.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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