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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8 바가지 씌운 할머니를 용서한다는 딸아이 (74)
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12. 28. 06:00

여고생인 딸아이가 23일 방학을 하였습니다. 그날 저녁은 외할머니 기일이었는데 날이 겹치는 바람에 고민을 많이 하는 녀석입니다.
"엄마! 어쩌지?"
"왜?"
"방학하는 날 친구들과 남해 독일마을로 1박 2일 여행 가자고 하는데?"
"갔다 와."
"외할머니 제사잖아!"
"괜찮아 동생 따라가잖아."
"그래도 돼?"
2학년이 되면 공부한다고 여기저기 다니지도 못할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했습니다.
"엄마! 고마워. 외삼촌, 외숙모님께 말 좀 잘 해줘."
"걱정 마!"
"엄마! 나 묵은지 가져가야 해."
그렇게 1박 2일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딸아이에게
"딸! 재미있었어?"
"응. 그런데 두 팀이 갔는데, 우리 팀은 정말 재미있었어." 수다를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딸의 말로는 12명이 1팀, 8명이 1팀이 되어 같이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먹을 것을 잔뜩 사 들고 가서 밥과 부대찌개 삼겹살 파티까지 하며 밤새워 신이 나게 놀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딜 가나 밥하고 설거지가 문제입니다. 우리 딸아이의 팀은 밥하고 삼겹살 굽는 일을 했으면 자연히 나머지 사람이 설거지하고 청소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팀에서는 두 사람만 일을 하고 나머지는 TV만 보고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이만 종일 일을 했데?"
"아니, 하도 화가 나서 가위바위보로 결정했다고 하더라."
"사람들 많을 때 나만 편안하자고 피하면 안 돼. 열심히 같이해야지."
"당연하지."
"딸은 뭐했어?"
"나야. 삼겹살 굽는 일을 했지. 연기에 질식해서 죽을뻔했어."
콘도에서 숯불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나 봅니다.
"그런데 엄마! 고기 굽는 내가 제일 많이 먹었어."
"왜?"
"친구들이 너도나도 내 입에 넣어줬기 때문이지."
함께 잘 어울리며 지내는 딸아이가 대견스러웠습니다.


"엄마! 그런데 화난 일이 하나 있었어."
"뭔데?"
"글쎄 버스비를 어른 요금을 받는 거 있지?"
"그냥 줬어?"
"응. 할머니라 내가 속아줬어."
딸아이 팀은 12명이 모여 버스를 타고 남해까지 갔다고 합니다. 1인당 어른 1,400원 학생 1,100원으로 학생요금을 주고 타고 갔습니다. 1박을 하고 콘도를 나와 집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조금 늦게 나와 차를 놓치고 말았다고 합니다. 다음 차는 2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정류장에서 표를 파는 할머니가
"너희 어디 가니? 들어와서 기다려"
너무 친절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르르 들어가 앉아 있다가 승차권을 사는데 1인당 1,400원을 달라고 하더라는 것.
"할머니! 그건 어른 요금이잖아요. 우린 학생입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머리만 절레절레 흔들며 꼭 어른요금을 달라고 해서 할 수 없이 1,400원씩 주고 표를 끊고 기다렸습니다. 차에 오르며 기사분께 승차권을 권내자

"너희들 학생 아니야?"
"네. 맞아요."
"그런데 왜 어른 승차권을 끊었어?"
"할머니가 자꾸 1,400원이라고 우기잖아요."
"헛참!"
그러더니 바가지 썼다며 다시는 남해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할머니 좀 그렇다 그렇지?"

"내가 우기려고 하다가 할머니라 봐 줬어."
학생들 돈 욕심 내는 할머니는 밉지만, 추운 날씨에 들어와 몸을 녹이게 해 줬고, 또 우리할머니 모습같아 1인당 300원 12명 3,600원 얼마되지 않는 돈 갖고 싶다니 그냥 줘버리기로 했다고 말을 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친구들도 동의했다면서 말입니다.
"아이쿠 우리 딸 착하네. 그래 생각 잘했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할머니가 얄밉지만,
살아가면서 알고도 속아주는 일 많으니 좋은 경험 했다는 생각에 미치자
딸아이가 나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미래의 관광 손님인데 그 일 하나로 남해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작은 일에도 큰 상처를 받는 게 또 아이들인가 봅니다.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냈으니 우정도 더 돈독해지고 시원한 겨울 바다를 보았으니 가슴마다 큰 꿈 안고 살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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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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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가끔 그럴때도 있지요.. 알면서도 그냥 넘어가주게되는 그런거요 ㅎㅎ

    2010.12.28 13:50 [ ADDR : EDIT/ DEL : REPLY ]
  3. 따님이 마음씨가 넓어요 ^ ^
    저 같으면 절대 안 줬을텐데, 조금 이상한 할머니시군요 ㅋㅋ

    2010.12.28 13:59 [ ADDR : EDIT/ DEL : REPLY ]
  4. 따님이 마음씨가 넓어요 ^ ^
    저 같으면 절대 안 줬을텐데, 조금 이상한 할머니시군요 ㅋㅋ

    2010.12.28 13:59 [ ADDR : EDIT/ DEL : REPLY ]
  5. 따님이 착하군요!
    할머니가 돈이 귀했나 봅니다.
    그래도 따님이 배려하는 모습과 이해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2010.12.28 14: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뭔가 이해가 갈듯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한.. 그런 느낌이 드네요.
    어찌보면.. 속인 이도, 용서하는 이도.. 한국에서 쉬이 볼 수 있는 정서 같은 것 같기도 하고..

    2010.12.28 14: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가랑비

    애들 돈 탐내서 뭐하시려나?
    미래의 관광자원 잃어버리신 것 확실합니다.
    어디인지는 몰라도 그럼 안 된다는 말은 해 줘야할 듯...쩝..씁쓸하네요.

    2010.12.28 14:38 [ ADDR : EDIT/ DEL : REPLY ]
  8. 갑자기 필리핀에 있는 딸이 그리워집니다.(단기연수^^)
    훌륭한 따님 두셨습니다.
    늘 행복 가득한 가정 꾸려 가시길~~^^

    2010.12.28 15: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댓글이 많아서 그런지 저녁노을님 집만 오면 컴이 스톱합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2010.12.28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좋은 경험입니다
    할머니의 억지와 맞서지 않아서 더 보기 좋아요.

    2010.12.28 15: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성격 유들유들한 맘씨도 이쁜 따님이네요 ^^ 바다도 보고 친구들과 여유도 즐기고 바람직합니다 ㅎㅎ

    2010.12.28 16:17 [ ADDR : EDIT/ DEL : REPLY ]
  12. 딸님이 바르고 이쁘게 컸네요~!!
    어머님이 잘 길러주신 덕분이 아닐까요??

    2010.12.28 16: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딸아이가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

    2010.12.28 17: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따님 단체 생활에서의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웠군요~
    물론; 배려 하지 않는 몇몇 사람도 만났구요;
    할머님의 바가지를 이해해주는 마음씨 이쁘네요~+_+
    많은 삶의 경험을 한 1박2일 이였던 것 같네요~^^
    대견하시겠습니다.

    2010.12.28 17:34 [ ADDR : EDIT/ DEL : REPLY ]
  15. 속 깊은 따님을 둬서 좋으시겠어요~^^
    어른표를 받았다면 할머니께서도 뭔가 챙길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닐텐데,
    굳이 어른표를 팔았다는게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2010.12.28 17: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할머니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
    아이가 참 어른스럽습니다
    저 같았으면 -ㅠ-;;;

    2010.12.28 1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학생요금은 반값인지 알았더니 별 차이도 없네요.
    학생들이 할머니에게 적선한셈 쳤군요.

    2010.12.28 19: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할머니는 그게 용돈 버는게 아닌가 하네요..
    기분은 좀 그렇겠지만 좋은 일 한거네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2010.12.28 2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네 독일 마을앞 남해 요트 학교서 요트도 타고 보트도 타고 그랬죠
    반대로 독일마을이 훤하게 보이더라고요 ㅋㅋㅋ 트랙걸고 가요 ㅎㅎ^

    따님 살아가는 처세술도 적잖게 이쁘네요 ㅎㅎ^

    2010.12.28 2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훈훈한 이야기네요...^^
    제 딸은 언제 커서 저런 대화상대가 되려나 싶습니다...~

    2010.12.28 22: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못된 할머니를 봐주는 착한 아이네요^^

    2010.12.28 2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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